원문정보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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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생성형 AI 환경에서 “AI가 결정·추천·판단했다”라는 표현이 결정의 주체를 삭제하여 인간 행위자의 정당화 책임(answerability)을 약화시키는 방식—즉 책임 세탁 (responsibility laundering)—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분석한다. 본고는 이 현상을 빈도·분 포를 입증하는 실증 연구가 아니라, 책임 세탁 담화가 성립하기 위한 조건을 개념적으로 정식화하고 철학교육의 규범적 설계로 환류하는 규범적·개념적 철학교육 연구로 위치시킨 다. 핵심 논증은 다음과 같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생성형 AI는 유창한 텍스트 산출을 수 행하지만, 적어도 본고가 최소 규정하는 ‘지시·진리조건·공적 규범 참여의 결합’으로서의 의미 이해를 온전히 보유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의미 간극’은 책임 귀속이 기술물 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면서도 책임 수행의 보유가 공중화되는 역설을 낳아, ‘책임 간극’이 확대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 본고는 책임 간극을 “AI 책임 부재”가 아니라 “인간 책임 흐림”으로 재정의하고, 책임 세탁 담화를 ‘주체 삭제–이유 요구 약화–후속 의 무 공중화’의 3단계 모델로 제시한다. 이 개념틀을 철학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해 본고는 플라톤 『라케스』의 엘렝코스 (elenchus)를 ‘대화적 검증’의 절차로 최소 정의하고, 『라케스』에서 전개되는 위임(ἐπιτρέ πειν) 논의를 통해 책임 있는 위임의 3요건—목적 확인, 자격 검증, 성과·환류—을 재구성 한다. 이를 바탕으로 부모·성인 대상 책임교육을 위한 ‘라케스형 대화’ 수업 모델을 제안하 며, 토론의 산출물로 맡긴 범위·승인 이유·오류 시 조치를 명시하는 ‘책임 선언문’ 작성을 핵심 절차로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본고는 AI 시대 철학교육의 목표를 정보 전달이 아니라 정당화 책임의 훈련으로 재규정할 것을 하나의 규범적 제안으로 제시한다.
목차
1. 문제 제기: “AI가 결정했다”는 책임 세탁 담화
2. 연구의 성격과 연구 문제
3. 의미 간극(semantic gap): 텍스트 생성과 의미 이해의 분리
4. 책임 간극(responsibility gap): “AI 책임 부재”가 아니라 “인간 책임 흐림”
5. 책임 세탁(responsibility laundering): 주체 삭제–이유 요구 약화–후속 의무 공중화
6. 방법론: 대화적 검증(엘렝코스)의 최소 정의
7. 『라케스』 분석 요지: 책임 있는 위임의 3요건과 ‘맡김’(ἐπιτρέπειν)
8. 철학교육 제안: ‘라케스형 대화’ 책임교육 모델
9. 결론: 한계와 제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