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icle

영어

This study critiques the modern project of “conscientization,” which separates sense from reason and reduces theatre to a “field of effects,” and rearticulates Peter Brook’s “empty space” as a place‑norm that provides sufficient conditions for converting spectators’ affect into shareable reasons and adjudication. It positions the actor not as a medium but as mediation and designs the stage so that pre‑utterative indices become spectators’ judgment language through the actor’s hexis—breath, rhythm, pause, line of sight. Methodologically, Aristotle’s Poetics and Nicomachean Ethics are read in tandem with Brook and Schechner; sense→memory→experience→technē is configured as principles of stage temporality and arrangement, and eikos/anankē–peripeteia–anagnōrisis–irony are recast as rules of action. On this basis the study proposes (1) an operational system linking pre‑utterative score → ethical threshold → adjudication/execution; (2) on‑stage integration of the spectator’s right to look well (consent, reservation, withdrawal/exit, documentation, silence); and (3) a redefinition of hamartia as structured ignorance made visible at the adjudication–execution threshold. Minimal place rules (contrast, delay, transition, boundary) secure the readability of equivalent choices, substantive decision rights, and public responsibility. As signaler–coordinator–bearer, the actor connects internal form with external procedures via meta‑communication (framing, cues, boundary markers), converting affect from intensity into evidence. Thus the stage is restored as a topos where evidence is constituted, the “empty” becomes a threshold for suspending adjudication, and a grammar of form–rights–indices together with technē–hexis–phronēsis delineates a practicable path toward shared judgment.

한국어

본 연구는 근대적 의식화가 감각과 이성을 분리하며 연극을 ‘효과의 장’으로 환원해 온 한계를 비판하고, 피터 브룩의 ‘빈공간’을 장소적 규범으로 재구성하여 관객의 감응을 공유 가능한 이유와 판정으로 전 환하는 충분조건을 제시한다. 핵심 논지는 배우를 매체가 아닌 매개(mediation)로 위치시키고, 배우의 헥 시스(hexis)—호흡·리듬·정지·시선에 새겨진 습성—를 통해 전‑언표적 표식이 관객의 판단 언어로 번 역되도록 무대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법적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병행하여 읽고, 브룩의 ‘빈공간’과 셰크너의 ‘복원된 행위/스코어’를 상호 보완적으로 재배치하였다. 이를 통해 감각→기억→경험→테크네(technē)의 연쇄를 무대의 시간·배열 원리로 구성하고, 개연/필 연–전환–발견–반어를 행위의 규칙으로 재규정하였다. 이 이론적 결속 위에서 연구는 (1) 전‑언표적 스코 어 → 윤리적 문턱 → 판정‑집행으로 이어지는 운용 체계, (2) 관객의 ‘잘 볼 권리’(동의·유보·철회·퇴 장·기록·침묵)의 무대 내 접속, (3) 하마르티아의 재정의—개인 실수 아니라 구조화된 무지를 판정‑집 행의 문턱에서 가시화하는 메커니즘—를 제안한다. 특히 최소 장소 규칙(대비·지연·전이·경계)은 등 가적 선택의 가독성, 결정권의 실질적 행사, 응답/책임의 공개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된다. 배우는 신호자– 조정자–담지자로서 내부 형식(개연/필연의 인과, 전‑언표적 배열)과 외부 절차(관객 권리)를 메타‑소통(프 레이밍/키잉·큐·경계 표식)으로 접속시키며, 정동은 강도의 과시가 아니라 형식이 제대로 작동함을 알 리는 증거로 전환된다. 그 결과 무대는 증언의 전시가 아니라 증거가 성립하는 장소(topos)로 복구되고, ‘빈’은 결핍이 아니라 판정의 보류를 가능케 하는 문턱이 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형식–권리–표식의 문법과 테크네–헥시스–프론에시스의 상호작동을 연극의 실천 언어로 정식화함으로써, ‘빈공간’을 계기로 공동 판단이 실제로 작동하는 예술로 이행하는 경로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