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icle

영어

One of the most important roles the Church can play for those who have witnessed a disaster is to provide a framework of meaning through which the tragedy can be interpreted. Such interpretive work is often more profound and effective when carried out through the performance of rituals rather than through verbal explanation alone. The performance of rituals, drawing on their traditional functions, enables members of the community to be physically present together, sharing grief, joy, and a sense of stability. Furthermore, when united with noble values such as humanitarian love, the sanctity of life, the salvation of humankind, and eschatological hope, rituals provide the psychological and emotional foundation necessary for a community to endure the hardships of disaster. Accordingly, the Church must not only hold disaster rituals but also provide spaces where people can sit in silence and weep together. It is likewise meaningful to prepare places for memorial offerings -such as flowers, written prayers, or stuffed animalsto be presented to the victims. The opening of church spaces in this way offers comfort not only to the direct victims but also to those who, having witnessed the tragedy’s horror, are themselves left in sorrow and dismay. Within the church community, it is also necessary to encourage a restrained way of life during periods of mourning and to continue conducting memorial rites. Those who feel anxious in the face of disaster can, through the Church’s disaster rituals, memorial services, and the regular worship services of the liturgical calendar, experience repetition and order, restoring a sense of stability and control amid chaos.

한국어

재난을 목격한 이들에게 교회가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참사를 해석 할 수 있는 의미의 틀을 제시하는 일이다. 이러한 해석의 제공은 구술 언어를 통한 설명보다, 의례의 거행을 통해 이루어질 때 더욱 심층적이고 효과적이다. 의례는 단순 한 언어 전달이 아니라, 공동체적인 수행을 통해 의미를 주조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의례의 거행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한 장소에 함께 존재하며 슬픔과 기쁨, 안정감 등 을 공유하게 한다. 나아가 의례에 참여한 개인이 인류애, 생명의 존엄성, 인류 구원, 종말론적 희망과 같은 고귀한 가치들과 연합함으로써, 공동체가 재난 상황을 견뎌낼 수 있는 정신적·정서적 토대를 마련한다. 실제로 의례가 사람들의 불안을 극복하도록 돕고, 재난을 당한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현장조사를 통한 사례 연구는 의례의 기능적 효과를 입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교회가 재난 의례를 거행하 는 것은 유의미하다. 아울러 교회는 교회의 공간을 재난 의례의 장으로 제공할 필요 가 있다. 재난의 희생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꽃, 중보 기도의 메모, 봉제 인형 등의 추 모 물품을 놓아둘 수 있는 장을 교회에 마련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교회 공간의 개방은 재난의 직접적인 피해자뿐 아니라, 재난의 참혹함을 목격하여 슬픔과 당혹감을 느끼는 이들에게도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 내부의 구성원들과 교회 밖의 사회 구성원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서, 재난의 피해자들과 정 서적으로 합류하고 관심의 초점을 공유하게 된다. 재난 앞에서 불안을 느끼는 이들은 교회의 재난 의례, 추모예식, 그리고 교회력에 따른 정규 예배를 통해 반복성과 규칙 성을 경험하며, 혼란 중에도 질서와 통제감을 회복할 수 있다. 재난 상황에서 교회의 의례적 개입은 사회 내에서 교회를 위로의 장(場)으로 기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다. 의례의 거행은 교회의 본질적 속성일 뿐 아니라, 다른 어떤 사회 제도나 기관보다 효과 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교회는 재난 의례를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것 과 더불어, 그 구체적이고 적절한 시행을 위해 재난 의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병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