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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병인간친회록(病人懇親會錄)>은 1909년 대한민보(大韓民報) 제58 호(8월19일)부터 연재되어 제101호(10월12일)로 끝난 작품이다. 절름발이·외 눈박이·언청이·곰배팔이·난쟁이·앉은뱅이·귀머거리·소경·혹부리 등 정치적 으로 소외된 약자인 다양한 장애인들이 모여서 간친회(懇親會)를 설립하 여 근대 전환기 붕괴 위기에 있는 시대를 재건하기 위해 열띤 토론과 연 설을 펼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병인 간친회의 설립 목적과 방식은 공평정대(公平正大)와 각언기지(各 言基志)에 있다. 장애인 회원들은 당시 사회가 장애인을 위한 교육이나 직 업 육성 등 그 어떤 지원도 시행하지 않고 있음을 비판하면서 간친회를 조직하여 공평 정대하게 환난과 질고의 시대를 합리적으로 이겨낼 방법 을 모색한다. 그리고 장애인으로서 느끼는 사회의 차별적 시선과 혼란한 시대에 관한 생각을 각언기지의 토론을 통해 펼친다. 연설대에 오른 장애인들은 자기소개를 통해 자기 존재를 증명한다. 특 히 전고를 활용해 장애인의 장점을 부각하며 객관성을 확보하고 청중의 공감을 얻어낸다. 그리고 근대 전환기 장애인에 대한 조롱과 혐오의 시선 도 날카롭게 지적한다. 비장애인들이 전라감사·통제사·좌수·샌님 등의 별 명으로 장애인을 놀리는 이면에는 장애인을 무능하고 도덕적으로도 타락 한 존재로 바라보는 시선이 내포되어 있었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오히려 비장애인들의 무능과 도덕·윤리적 타락을 비판하면서 위기와 혼란의 시대 를 만든 책임을 비장애인들에게 묻는다. 그리고 더 나아가 교육과 실업 육성의 중요성을 주장하면서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 는 방안을 제시한다. <병인간친회록>에 나타난 장애인에 대한 시선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장 애인에 관한 지원 정책이 부재하고 장애인에게 무능력한 관리들에 대한 원망과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는 데서 장애인에 대한 혐오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장애인을 비장애인의 각성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서도 한계를 보인다. 그러나 장애인 스스로 장애를 극복이나 치료의 대 상으로 보지 않고 도덕적 우월성을 통해 장애에 대한 편견을 뒤집으려 하 는 데서 장애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투영되어 있다. <병인간친회록>의 소설사적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전문학에 등 장하는 다양한 장애인을 수용하고, 복수의 장애인 주인공을 등장시켜 장 애인 문학의 다양성을 꾀했다. 둘째, 조선 후기 장애인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과 함께 유교적 이데올로기로 인해 쓰인 부정적 프레임, 근대 전환기 정치와 사회의 혼란 속에 처한 장애인들의 현실과 혐오의 시선을 토론체 양식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그려냈다. 따라서 <병인간친회록>은 고전문 학과 근대문학을 잘 연결하여 우리나라 장애인 문학이 자생적으로 발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목차
1. 서론
2. <병인간친회록>에 나타난 장애인 간친회 재현 양상
2.1. 설립 목적과 방식 : 공평정대와 각언기지
2.2. 연설의 절차와 내용 : 자기증명과 현실비판
3. <병인간친회록>을 통해 본 장애인에 대한 이중적 시선
4. 결론 : 근대 전환기 한국 장애인 문학의 발전과 <병인간친회록>
참고문헌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