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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기 한국의 『겐지이야기』 담론 1910s-1920s :근대를 읽는 또 하나의 창
초록
영어
This paper aims to clarify the socio-cultural significance of the reception of The Tale of Genji (Genji monogatari 源氏物語) in colonial Korea, focusing on the 1910s and 1920s. After an isolated appearance in the eighteenth-century, The Genji begins to appear within the colonial-period public sphere of newspapers and magazines and thus encounters a latent Korean readership. During this period, The Genji was invoked mainly within the discourse produced by modern intellectuals, for whom the act of writing itself was imbricated in the ideals of social reform and enlightenment, and thus functioned as an instrument to articulate anxieties within Korean society and thus as a window through which to understand Korea’s experience of modernity. I shed light on this reception and situate it in socio-historical context.
한국어
본고는 일본의 대표적 고전 『겐지이야기(源氏物語)』가 식민지기 한국에서 수용 또는 소비될 때 과연 어떤 사회・역사적 맥락 속에서 나타나는지를 『겐지 』수용의 초창기에 해당하는 1910년대와 1920년대에 초점을 맞추어 고찰하였다. 먼저 그 전사(前史)로서 18세기 기적적으로 조선 유학자 이덕무의 저서에 나타난 『겐지』가 실은 중세 이후 『겐지』에게 덧씌워진 ‘호색・음란’ 소설이라는 불명예를 탈색시키기 위해 일본의 겐지학자들이 내놓은 오랜 변호론의 수용사를 ‘의도치 않게’ 재생산하고 있음을 이덕무의 소설관에 근거해 밝혔다. 그런 후 식민지기 『겐지』수용의 전모를 드러내기 위한 첫 번째 시도로 1910년~1920년대까지 조선 문명화를 위한 공간으로서 지식인들의 수많은 ‘계몽’ 담론이 쏟아진 근대 인쇄매체에 나타난 겐지』언설에 주목했다. 이는 식민지기 한국에서의 『겐지』수용이 학교 교과과정을 제외하면, 1973년 한국어 번역본이 나오기 전까지 신문・잡지 등 공론의 장에서만 때때로 그 이름이 언급될 뿐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1910년대 이광수의 근대문학론 안에서는 조선문학이 마침내 달성해야만 하는 ‘가나’로 쓴 일본 ‘국문학’의 한 전형으로 나타났다가, 대학교육 기회에 있어 민족간 불평등을 지적한 1920년대 신문 사설 속에서는 오래된 ‘일본’ 문학으로서 고색창연함을 드러냈으며, 남성의 부속품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조선 여성의 지위 향상을 부르짖는 페미니즘의 주장 속에서는 위대한 여성이 이뤄낸 뛰어난 문화적 산물로 그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일본의 식민화와 동시에 강박적으로 진행된 문명화의 도정 속에서 근대 조선이 직면한 사회적 현안을 부각시키고 가시화하는 도구적 역할이 무엇보다 현저했다. ‘근대 일본’에서 확립된 『겐지』위상과 권위를 후광효과로 두고, 한국적 맥락에서 재생산 또는 전회(転回)의 가능성으로 작용하는 한편 근대 한국의 문제점을 읽어내는 창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음미할 만한 문학 대상으로서보다 작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수사적 전략으로 불려나왔다가 소비・소멸되고 있었는데, 이같은 초기 『겐지』수용의 실상을 ‘유동하는 기표’로서 근대 한국의 사회 역사적 맥락에서 밝혔다.
목차
Introduction
Pre-history: before the period of colonial rule
The Tale of Genji as a Model for a Korean National Literature: the 1910s
The Genji as a Site of Emerging Contradiction in Colonial Korean Society: the 1920s
Conclusion: A Symbol of Colonial Korea’s Social Anxieties
<국문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