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정보
초록
영어
Hamel’s Report is a document that summarizes Hendrick Hamel's 13 years of stay in Joseon, who drifted on Jeju Island in 1653. This report was originally written for the purpose of claiming unpaid wages during his stay in Joseon, but since it was published in the Netherlands in 1668, it has received great attention as the first book to inform Westerners of Joseon. The report has great historical value in that it is a record of a Westerner who has lived as a member of Joseon society for a long time summarizing his views on politics, economy, diplomacy, society, and culture in the 17th century. However, it should not be overlooked that there is a risk of distortion and misunderstanding between the lines of compressed records written in simple strokes. This is because if one reads this record without considering the intention and characteristics of writing it in a practical report, one may have a false perception of Joseon. It is widely known that errors and distortions in lowering Hamel's experience to the level of fantasy travel stories occurred several times during centuries of publishing and translation, adversely affecting readers' perception of Joseon. Even though one does not find any modernist disparaging and prejudice against Joseon society from Hamel's view, the 'exotic' country of Joseon became the subject of serious otherization by many later generations who appropriated Hamel’s records and memories. However, the fact that such otherization were made not only in Western countries but also in Joseon is also significant. While Joseon's records of Hamel's drift generally described in accordance with the facts, some records show strong traces of otherization and disparagement of unfamiliar Westerners. It was also the same in Joseon that there were arbitrary variations and distortions about Hamel's memory. As such, we should not overlook the fact that there is a risk of distortion and misunderstanding between the lines of the text when meeting objects that we have not experienced in person through specific records. Modern Korean readers are also not free from the mistake of reading Hamel’s Report without clearly recognizing that Joseon in the past and modern Korea are essentially very different objects. Rather than judging events hundreds of years ago from a modern point of view, it is necessary to read carefully and critically in consideration of the fundamental limitations of the records of the past.
한국어
‘하멜 보고서’는 1653년 제주도에 표착한 헨드릭 하멜이 약 13년간의 조선 체류 실상 및 관련 기록을 정리한 난파 경위서이다. 이 보고서는 원래 조선 체류 기간의 체불 임금 청구를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었지만 1668년 네덜란드에서 출간된 이래 프랑스·영국·독일 등 많은 나라에서 번역‧간행되면서, 서양인들에게 조선을 알리는 최초의 저서로서 심대한 관심을 받아 왔다. ‘하멜 보고서’는 오랜 세월 동안 조선 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하였던 한 서양인이 17세기 조선의 정치‧경제‧외교‧사회‧문화에 관한 견문을 손수 정리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간명한 필치로 작성한 압축적인 기록의 행간에 왜곡과 오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국적인 견문기가 아닌 실용적인 보고서로 작성된 이 기록의 집필 의도와 특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책장을 펼칠 경우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한 그릇된 이해를 갖게 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수 세기 동안 거듭된 출판과 번역 과정에서 ‘하멜 보고서’ 원본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악어와 코끼리의 삽화가 포함된 것을 필두로 하여, 하멜의 견문을 공상적 여행담의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오류와 왜곡이 여러 차례 발생함으로써 독자들의 조선 인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멜의 기록에는 조선 사회에 대한 근대주의적 비하와 타자화의 편견이 발견되지 않음에도, 그의 기록과 기억을 전유한 후세의 많은 사람들에 의해 조선이라는 ‘이국적인’ 나라는 심각한 타자화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타자화가 비단 서양 국가들에서 뿐만 아니라, 하멜이 다녀간 조선에서, 하멜을 대상으로 하여 이루어졌다는 사실 또한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하멜의 표착에 대한 조선 측의 기록은 대체로 사건의 시말에 관해 여실히 기술하고 있는 반면, 일부 기록에서는 하멜 일행을 ‘서양 괴물’과 같이 왜곡된 모습으로 묘사하는 등 낯선 서양인에 대한 타자화와 비하의 흔적이 진하게 묻어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멜에 대한 기억이 후대로 전승되면서 임의의 변주와 왜곡이 이루어졌던 것은 조선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직접 경험하지 않은 대상을 특정한 기록을 통해 만날 때 그 문자의 행간에 왜곡과 오해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조선과 현대의 한국이 본질적으로 매우 다른 대상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지 않은 채 ‘하멜 보고서’를 독해하는 잘못에서 현대 한국의 독자들 역시 자유롭지 않다. 수백 년 전의 사건을 현대의 관점으로 재단하기보다는 과거의 시공간적 맥락과 기록의 근원적 한계를 감안하여 신중하고 비판적인 독서를 할 필요가 있다.
목차
Ⅱ. 표착 이후의 삶과 기억의 갈무리
Ⅲ. 안정과 同化, 고난과 異化의 교차
Ⅳ. 결론 - 기억의 轉有, 타자화의 시작
<국문초록>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