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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정체성 탐색의 지배적 패러다임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모델에 기초해 유지되어 온 조직 중심의 기능적 연구였다. 그중 우수 이론의 기반이 된 체계 이론은 사회적 체계를 환경으로 간 주하고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으며, 환경에 대한 통제를 바탕으로 조직과 공중의 이익을 동 등하게 다루는 듯하나 현실에서는 조직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와 결부된 보다 광범위한 맥락에서 PR 이 민주주의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모색해 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현대 민주주의 이론 들의 변천을 큰 틀에서 엘리트주의, 숙의 민주주의, 경합적 민주주의의 순으로 살펴보고 민주주 의 이론 진화와 상응하는 PR 모델을 각각 선전 모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모델, 수사학적 옹 호 모델로 파악하고 이를 비교 분석하였다. 선전 모델이 등장한 배경에는 파시즘과 사회주의 혁명, 세계 대전의 소용돌이 속에 엘리트주 의가 민주주의 이론의 주류를 지배한 시대적 상황이 있었다. 이는 20세기 중반 슘페터의 경쟁 적 엘리트주의로 공고해졌다.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발로 참여 민주주의 운동을 거쳐 숙의 민주 주의 이론이 확립된 것은 선전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여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모델이 등장한 것 과 맥을 같이한다. 하버마스의 숙의 민주주의가 합리적 이성에 따라 합의를 추구하는 계몽적 전 통을 따르는 반면 경합적 민주주의는 합의에 내포되는 배제의 문제를 지적하고 포스트모더니즘 적 관점에서 합의 대신 경합을 내세운다. 경합적 민주주의의 대표적 학자인 무페는 적을 파멸시키는 적대(antagonism) 대신 급진적 다 원주의에 기초해 민주적 게임의 규칙을 지키는 경합(agonism)을 통해 민주주의의 이상을 실현 하고자 한다. 경합적 민주주의는 수사학의 전통을 지지하며, PR학에서는 수사학적 옹호 모델의 윤리적 토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공중의 역량이라는 측면에서 숙의 민주주의는 이성적 숙의 능력, 경합적 민주주의는 이성적· 감정적 경합 능력의 관점을 내재하며 이처럼 서로 다른 시각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PR의 정체성 을 재규정한다. 이러한 탐색을 통해 미디어 진화 속 포스트-진실의 담론이 유행하며 새로운 차 원의 선전이 확산되어 가는 오늘날 민주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사회 구조 내에서 PR의 정체성을 다시금 성찰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