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죤 업다이크는 자신이 유신론적 실존주의자인 Kierkegaard, Karl Barth, Paul Tillich로부터 많은 사상적 영향을 받았음을 명백히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Rabbit" 4부작을 비롯한 그의 주요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겪는 삶의 여정은 무신론적 실존주의를 반영하고 있다. 예컨대, 업다이크의 소설세계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초 기의 두 작품, 『양로원 바자회』(1959) 와『반인반수』(1963)에 서 주인공들은 자기 본질에 대한 의문을 갖고 실존적 고뇌를 하게 되는 출발점, 즉 신앙적 믿음의 좌절을 겪게 된다. 『양로원 바자 회』의 중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후크(Hook)나 『반인반수』의 주인공 캘드웰(Caldwell)은 자신들이 하나님을 믿고 있음을 솔직 히 인정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하나님과의 일체감이나 구원의 확 신을 갖지 못하고 정신적 방황을 함으로써 실존적 고뇌와 절망을 거듭하게 된다. 말하자면 Kierkegaard가 언급한 신앙을 통한 실 존적 부조리의 극복이라기 보다는 Nietche가 언급한 믿음의 회의 로 인한 존재의 불안과 고뇌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요컨대, 엎다이크는 인간이 오로지 하나님과의 주관적이고 내적 인 만남과 합일을 통해 모든 실존적 부조리를 초월할 수 있다는 Kierkegaard의 기독교적 실존주의 사상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세계에서는 이와는 반대로 형식적이고 객관적인 신앙의 논리에 빠져 결국 믿음을 상실하고 실존적 부조리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Nietzsche의 무신론적 실존주의의 분위기가 짙게 깔려 있 다. 이런 모순적인 상황을 통해 엎다이크는 기독교 세계가 표방하 는 보편적 신앙의 위선과 허위를 지적함은 물론 역설적인 방법으로 유신론적 실존주의의 본질을 강조하려고 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