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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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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宮澤賢治)는 37세의 나이로 혼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평생 혼자 살았으며, 그의 일생은 고독과의 싸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에게도 몇 명의, 따뜻한 인간관계를 형성했던 대상은 존재했다. 그들 중에서, 친구 호사카 카나이(保阪家內)와 여동생 토시(トシ)의 존재는 특별하였다. 그러나, 겐지가 바라던 이러한 친밀한 관계의 형성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의 학창시절부터의 벗이며 문학동인이었고 많은 서신을 주고받던 카나이와의 결별은, 겐지에게 큰 충격이 된다. 한편, 아버지와의 갈등이 심했던 가정에서 겐지에게 가장 위안이 된 이는 다름아닌 그의 여동생 토시였다. 후에 종교까지 개종하여 겐지를 따른 토시는 모든 면에서 그를 이해하고 따라주던 훌륭한 동반자였다. 그러나, 영원히 동반자가 되어 주리라 믿었던 토시의 급작스런 죽음은, 그에게 심한 좌절과 타격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진정으로 함께이고 싶었던 이들과의 계속된 이별은 그를 절망으로 몰아갔지만, 이 절망은 오히려 그를 새로운 희망의 길로 인도한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그의 동화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둘」이라는 주인공의 설정을 중심으로 파악하고자 한 것으로, 작품 속에 나타나 변화해 가는「둘」의 관계에 대해 고찰하였다.「둘」의 관계를, 단편적인 동화의 시간적인 나열에 의해 살펴보면,「둘」의 관계의 형성, 「둘」의 헤어짐,「혼자」가 된 절망, 절망을 딛고 나아가는 모습의 순서로 변화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그의 동화「쌍둥이별」(1918-21)「은행열매」(1921)「할미꽃」(1923)「빛나는 맨발」(1923)「편지4」(1923-4)「은하철도의 밤」(1923-33)의 연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둘」에서「혼자」로의 이행 과정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동화들에서 나타난 일련의 과정은, 여동생 토시의 죽음(1922)을 전후해 나타난 변화로 볼 수 있어 한층 흥미롭다. 그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였던 토시의 죽음은 그를「혼자」로 만들었지만, 오히려 모두를 위한「혼자」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토시의 죽음으로 한층 성숙된 겐지의 삶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는 일생을 마칠 때까지 혼자였지만, 동시에 모두와 함께였으며, 그의 죽음은 다시 그를 영원한「둘」의 관계로 되돌려 놓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