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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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전』은 『소대성전』의 인기를 바탕으로 지어진 속편으로 호국에서 명국으로 귀의한 이민족 영웅인 용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다. 그렇기 에 작품 속에서 용문에 대한 인식은 이민족 및 귀화인에 대한 당대 사회 의 인식과도 연결해 볼 수 있다. 먼저 『용문전』의 서사구조를 보면 기본 적인 영웅서사구조를 따르나 용문이 ‘영웅이 되는 과정’이 아닌 ‘명으로 귀화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체성 변화에는 그의 스승인 연화도사 및 아버지 용훈, 소대성과의 관계가 주는 역할이 크다. 그 관계 속에서 『용문전』은 고난 서사가 군담 이후로 옮겨지는 등 기존의 영웅서사구조에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용문은 이민족이면서도 제3자적인 입장에 서서 화이간의 선악, 우 열을 판단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명국의 우월함을 더 효과적으로 선전하 고 있다. 이러한 용문의 시각은 그 자신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두 나라 간의 승패를 좌우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용문의 이러한 그 의 모화(慕華)는 곧 귀화로 이어진다, 그러나 귀화자로서의 용문은 작품 속에서 온전한 ‘중화인’으로서가 아 닌, 여전히 ‘이민족’으로 그려진다. 서사 속에서 용문은 문무겸비한 영웅 소대성과 달리 ‘문예적 자질은 소거된 채로’ 무예적 자질만이 부각된다. 주인공이자 귀화인인 용문 또한 여전히 문명이 없는 오랑캐로 보는 차별 적 인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기괴하게 과장되어 있거나 반인반수(半人半獸)로 나타나는 그와 아들 용골의 외양 묘사에서도 이민족 영웅의 힘 을 ‘인간성이 거세된’ 야만적 힘으로 보는 차별적 시각이 드러난다. 소설 속 용문에 대한 배타적 시각은 당대 사회 속에서 향화인에 대한 시각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방에서 조선으로 온 여러 향화인은 기본적으 로 ‘그들을 교화’시킨 조선의 덕화를 더욱 선전하는 역할을 하는 한편, 전쟁이나 난을 막는 등의 일에 동원되곤 하였다. 이는 향화인들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인정과 동시에 그들의 ‘야만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에서 비롯 한 것이다. 이처럼 귀화인의 존재는 그 나라의 우위를 세우기 위해 효과 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정작 이들은 귀화 이후에도 여전히 차별적 시선에 서 벗어날 수 없었다. 『용문전』에서의 용문과 반인반수의 아들 용골의 형 상은 이러한 당대 귀화인에 대한 양가적 인식이 반영된 결과이다.
목차
1. 서론
2. 서사구조에서 나타난 이민족 영웅의 귀화 과정
3. 『용문전』 내 이민족 영웅의 형상화 양상
3.1. 화이간의 평가자
3.2. 괴형(塊形)의 무신(武神)
4. 결론을 대신하여 : 『용문전』속 귀화인에 대한 서사 인식
참고문헌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