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정보
초록
영어
Als die äußerste peinliche Strafung besitzt das Schinden eine lange Tradition. Enthäuftung bei lebendigem Leib wird der geriechischen Mythologie in
한국어
산 자의 가죽을 벗기는 행위는 가장 치욕적인 형벌의 일종으로서 오랜 역사를 가진다. 고대 그리스신화에서는 <아폴론과 마르시아스>의 이야기로, 기독교 성인전에서는 <성 바르톨로메우스의 순교>로 그 맥을 이어왔다. 본 논문에서 주요 분석대상이 되는 다비트(Gerard David)가 그린 <캄비세스왕의 재판>에서도 가죽 벗기기는 죄에 따른 형벌로서 다루어지고 있다. 이 그림은 브뤼헤(Brugge) 시청사를 위해 주문되었던 만큼 단순한 시각적 흥미가 아닌 도덕적 교훈을 목표로 한다. 즉 처벌의 기록이라는 의미보다 공공질서의 확립과 유지를 메시지로 삼고 있다. 다비트의 그림에는 같은 주제를 그린 다른 작품들과 달리 가죽 벗기는 장면이 매우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다. 무엇보다 몸의 일부인 피부가 육체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그림은 죄나 벌과 같은 추상적 개념들을 진부한 계도의 방식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상으로 눈앞에 제시하고 있다. 그림을 보는 사람은 다음 세 가지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받는다. 첫째, 가죽 벗기는 행위에서 가장 경악스러운 부분은 몸에서 떨어져 나오는 피부이다. 피부는 우리 몸의 가장 바깥쪽 부분으로 내부적으로는 장기를 보호하고 외부적 자극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매끈한 피부가 아름다움의 상징이라면 상처나 병이 있는 피부는 혐오의 대상이다. 피부를 훼손시키지 않고 온전하게 지키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미덕이었다. 피부란 인간다움의 조건에 속하는 것이기에 몸을 훼손시키는 것은 인간의 조건을 망가뜨리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고통스러워하는 시삼네스와 달리 가죽 벗기기에 열중인 형리들은 아무런 동요가 없다. 맡은 바 일에 충실한 형리들의 묵묵함과 제 임무를 감당하지 못해 고통 받는 시삼네스는 서로 대조를 이룬다. 형리들의 노련한 모습이 죄에 물들지 않은 세계를 말해준다면, 반대로 절규하는 시삼네스가 처한 세계는 관람자의 입장에서 절대 따르지 말아야할 경계의 대상이 된다. 셋째, 처벌의 현장을 에워싸고 있는 구경꾼들은 잔인한 형벌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얼굴에는 전혀 일말의 감정의 변화가 없다. 더구나 발가벗겨진 죄인과 달리 이들은 옷과 모자 등 잘 차려입고 있어 일종의 공식적인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듯하다. 이들은 법집행의 공증인이자 법을 수호해야할 시민들로서 관람자가 속해야할 무리로 제시되고 있다. <캄비세스왕의 재판>이 보여주는 이러한 두 개의 상이한 세계는 추구해야할 사회적 덕목과 경계해야할 죄와 그에 따른 형벌의 실체를 보여준다. 고통을 호소하는 육체는 관람자가 결코 동화되어서는 안 되는 대상이며, 이를 내려다보는 구경꾼의 모습이야말로 관람자가 속해야할 그룹이다. 결국 시삼네스의 벗겨진 가죽은 포고된 법령이 되어 15~16세기 브뤼헤시(市)의 사회질서 확립을 위한 공민의식의 고취를 꾀하고 있다.
목차
I. 벗겨진 가죽, 벗겨진 죄
II. <캄비세스왕Cambyses의 재판>
1. 피부
2. 형리
3. 구경꾼과 공민의식
III. 보고 배우다
참고문헌
Abstrac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