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정보
초록
영어
한국어
이 글은 현재 전하는 향가와 그 한시의 관계를 노랫말․시어의 차이점을 중심으 로 살펴보고, 차이점을 보이는 이유에 대한 해명을 시도하였다. <도솔가>는 미륵삼부경의 미륵 형상화에 기반하여 ‘꽃’과 ‘미륵좌주’의 분리․결 합을 통해, 지금 미륵이 가창의 현장에 존재하고 있음을 노래한 것이다. 해시는 <도솔가>의 ‘뿌리는’․‘모셔라’의 노랫말을 ‘올려보내네’․‘멀리서 맞이하네’의 시어 로 풀이함으로써, 화자가 구름 위로 올려보낸 꽃이 멀리 도솔천에서 내려오는 미 륵보살을 맞이하고 있음을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미륵의 ‘상주’와 ‘하강’의 거리는, <도솔가>를 부른 뒤에 미륵이 모습을 보였다는 배경설화의 맥락을 고려한 해시 작 자의 의도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보현십원가>는 ‘내 몸’이 바로 부처라는 선언을 통해, 청자들이 모두 부처가 될 수 있고, 부처가 되어야 함을 노래하고 있다. 이에 반해, <보현십원송>은 ‘부처의 일’과 관련된 노랫말을 한역하지 않고, 향가에 없던 ‘보살’ 관련 시어와 ‘지성’․‘일 심’ 등의 시어를 새로 추가하여, 독자들이 보살의 길을 지향해야 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정성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보현십원가>의 ‘부처의 일’과 <보현십원송>의 ‘보살의 길’은 각각 의상․균여의 해동화엄과 법장․징관의 중국 화엄사상에 대응되고 있는데, 최행귀는 <보현십원가>의 한역에 있어 향찰․한자 와 노래․시의 차이 외에도, 사상의 차이까지 고려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작자와 작품의 제재가 같은 <도이장시>와 <도이장가>는 시상 및 내용 전개에 따라세 단락으로 나누어진다. 전자는 ‘가상희를 본 사실→ 가상희에 대한 화자의 생각→ 신숭겸․김락의 고사와 화자의 의미부여’, 후자는 ‘신숭겸․김락의 고사→가상희에 대한 묘사→ 화 자의 소감’의 내용 전개를 보인다. 그리고 <도이장시>의 “이로써 왕업의 기틀을 보전하였네”라는 시행과 <도이장가>의 “자취는 나타나시도 다(나타내실진저)”의 노랫말은 두 작품의 시적 지향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곧 <도이장시>가 현재의 가상희를 통해 과거의 고사를 ‘생각’하고 그 의미를 ‘왕기 의 보전’으로 자리매김했다면, <도이장가>는 과거의 고사가 가상희를 통해 현재 이곳에서 재현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미래에도 ‘곧은 자취’가 지속되기를 기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기록을 통한 보존과 가창을 통한 확산이라는 한시와 향가의 매체적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 하겠다.
목차
1. 머리말
2. <도솔가>와 解詩: ‘모셔라’와 ‘遠邀’의 거리
3. <보현십원가>와 한역시: ‘부처의 일’과 ‘普賢慈’의 차이
4. <도이장시>와 <도이장가>: ‘保王基’와 “자취는 나타나시도다”의 의미
5. 맺음말
참고문헌
Abstrac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