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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의 개벽사상과 새로운 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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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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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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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의 수운은 당시를 새로운 역사적 대전환의 시기라고 보고 ‘다시 개벽’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수운의 개벽은 단지 미래에 예정되어 있 는 어떤 사건에 대한 묵시론적 예언에 그치고 있지 않다. 수운이 애초 에 동학을 내놓은 이유는 당시의 ‘각자위심(各自爲心)’에 빠진 세태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수운은 세상이 혼란해진 근본 원인 을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기중심적인 배타적 욕망에 빠져 서로를 해 (害)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수운은 모든 사람들이 내면 에 하늘을 모시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치지 못해 생긴 어리석음과 어 긋남에서 벗어나, 내면에서 하늘을 섬기는 마음을 회복함으로써 외면 으로 향하던 욕망을 거두고 내면의 신성을 발견하라고 하였다. 그러므 로 수운의 개벽은 여전히 말세적 시운관에 의한 유토피아적 변혁사상 에 바탕하고 있지만, 수운의 강조점은 동학의 시천주 신앙에 바탕해서 새로운 인격으로 거듭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수운의 개벽은 하늘님과 그 덕을 같이하는 군자 공동체, 지상신선의 낙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학사상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개벽은 시운론적인 필연보다는 정신 개벽을 더 중시하는 쪽으로 흐른다. 물론 그렇다고 시운론적인 개벽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해월 역시 여전히 당시를 개벽의 시기 라고 보지만 강조점은 단지 시기를 안다는 데 있지 않고, 그런 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이 있다. 그러므로 그 는 마음의 변화를 중시했으며, 나아가 구체적인 생활에서의 변화를 강 조했다. 따라서 최시형에 와서 개벽은 시천주(侍天主)적 삶이 완전히 발화된 이상적인 공동체를 추구했으며, 이는 양천주와 대인접물을 통 한 ‘생활의 성화(聖化)’에 초점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혁명이 사회정 치적⋅경제적⋅제도적인 외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라고 정의한다면, 개 벽은 이러한 외적 변화가 내적이고 영적⋅정신적 변혁과 함께 이루어 지는 생활양식의 근본적⋅전면적 변화를 의미했던 것이다. 한편, 천도교 시대의 개벽 사상은 당시의 문명개화와 근대화의 시대 적 분위기 속에서 예언적인 성격의 개벽사상을 지양하고, 인간 스스로 의 정신개벽에 바탕한 사회개벽, 문명개벽을 보다 강조하는 쪽으로 나 아갔다. 그것이 이후에 성신쌍수를 사회적으로 확대한 교정쌍전에 입 각하여 적극적인 천도교의 사회적 실천으로 전개되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동학의 개벽사상의 전개는 하늘의 예정에 의해 천지가 뒤바뀌는 사건을 의미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그보다는 인간의 자각적 인 노력에 의해 본래의 성품을 회복하는 정신개벽을 강조하는 흐름으 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것에 바탕해서 사람과 뭇 생명을 신령한 하늘 님으로 모시고 공경하고 ‘생활의 성화’, 또 그것을 사회적으로 확장함 으로써 사회를 모심과 살림의 거룩한 원리가 지배할 수 있는 ‘사회적 성화(聖化)’를 이루는 것, 이것이 동학이 꿈꾼 후천개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동학은 수행을 바탕으로 인류의 문명을 근본적으로 전 환하고자 하는 종교이다. 그것은 시천주의 모심과 섬김을 바탕으로 한 생활양식의 전면적 전환이며 인류문명을 근원적으로 반성하고 치유하 고자 하는 살림 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목차

국문요약
 Ⅰ. 머리말
 Ⅱ. 동학의 시천주
 Ⅲ. 수운의 ‘다시개벽’
 Ⅳ. 해월의 ‘개벽’과 ‘혁명’
 Ⅴ. 천도교 시대의 개벽사상
 Ⅵ. 맺음말
 참고문헌

저자정보

  • 김용휘 고려대 강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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