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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로우의 목가주의는 자연을 이상화하여 문학이나 사유의 대상으로만 삼지 않았다. 자연을 찬미하고, 자연과의 교감을 강조하며, 친화를 주장한 점에서는 낭만주의를 계승하고 있지만, 자연을 신비화하고 이상화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연을 관념화한 초월주의의 한계를 넘어서서 자연 자체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실체의 요소로 취급했다. 또한, 그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생각하고, 자연을 보다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태도로 대함으로써 이를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쏘로우 자신도 문학적 명성을 얻으려고 노력했겠지만, 그 노력 이면에는 자신의 생각을 알리려는 사상가적 욕구가 존재했다. 마찬가지로 분업 등을 통해 효율 극대화를 우선시한 다른 산업보다 땅과 노동에 바탕을 둔 농업에 대한 신뢰가 높아, 손수 콩을 심어 노동의 의미를 체험했다. 그는 매일 같이 숲, 강과 같은 고향 산천을 가까이했고, 이들에 대한 애착은 남달랐다. 이는 자신이 살고 있는 자연 공간에 관한 관심과 애정의 결과로, 배타적이거나 지역주의적인 태도는 아니었다. 이타주의의 시작이 자신에 대한 애정에 있듯이, 이러한 태도는 자신이 일상으로 대하는 환경에 대한 자연스러운 관심으로 나타났다.이와 같이, 쏘로우의 목가주의는, 자연을 인간의 이익을 위해 파괴해도 무방한 무감각한 물질계가 아니라, 생명의 근원으로 전제함으로써, 인간도 그 일부분인 세계로 존중하는 태도였다. 따라서 그는 자연의 파괴는 곧 인간 파괴와 다르지 않으며, 자연을 인격적으로 대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의 상생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리고 산업화와 도시화의 폐해를 예견하여 자연보호와 환경의식을 주지시켰으며, 청빈하고 간소한 일생을 통해 이를 직접 실천함으로써, 탐미적인 낭만주의나 관념적인 초월주의를 상당 부분 극복한 선구자적 면모를 보여주었다. 월든 호수가의 생활로 상징되는 쏘로우의 목가주의는, 종래의 목가주의 전통이 갖고 있던 도피성, 신비화, 심미주의 등을 지양하였다. 또한, 자연 자체의 가치를 인식하고, 생명의 원천임을 강조함으로써 오늘날의 생태주 의와 환경주의 사상에 크나큰 보탬이 되었다. 쏘로우에게 있어서의 목가주 의는 이렇듯, 문학형식을 뛰어넘는 실천적 가치였으며, 인간이 자연과 공동 체임을 일깨움으로써 아직까지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월든』 은 그의 이러한 생활이 기록된 일지로, 자연 중심주의 사상의 기념비적 고 전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