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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per aims to discuss identity of female characters appeared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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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최치원>에 등장하는 여성인물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이다. 기존논의에서 팔랑 구랑은 불우한 지식인의 저항이나 욕망이 가탁된 대상, 혹은 작가 자신을 이해해주는 주체로 보았다. 그러나 이것은 그녀들이 무엇인지, 누구인지 온전히 드러내지 않는다. 그녀들은 서사세계 안에서 존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존재하는 ‘무엇’이다. 여성의 형상이지만, 이도령과 춘향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양식화된 이분법으로서의 ‘남녀’의 ‘녀’와는 층위와 외연이 다른 ‘무엇’이다. 이 글은 바로 이 문제, 즉 <최치원>의 중심인물 ‘귀/녀’는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최치원> 속 귀/녀의 정체성을 궁구하기 위해, 발생기 전기(소설)의 문체적 특징, 전기적 문체를 필요로 했던 남성 작가들의 지위와 심리, 그리고 그들이 품었던 세상에 대한 의문들과 그것을 담기 위한 문화적 단절 공간으로서의 귀/녀 캐릭터의 발견을 순차적으로 논의하였다. 그 결과 <최치원>의 팔랑 구랑은 남성 작가가 새로운 문체인 ‘전기’를 구사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낸 무성적 경계역이고 수행적 제3의 인격이다. 궁극적으로 그녀들은 작가가 세상에 대한 질문을 수행하는 문학적 자아로 ‘발견’한 것이다. 귀/녀의 인물 기원은 전기 이전에 향유된 도교적 지괴서사가 영향을 미쳤다. 남성주인공과 여성인물을 선택하고 세계에 대한 질문을 담는 ‘빈 그릇’으로 ‘귀/녀’를 그려내는 과정에서는 당대(唐代) 새롭게 부각된 신 문체인 전기의 향유방식과 전기 작가들의 지위와 심리가 관여하였다. 논의 진행 과정에서 하인즈 코헛의 자기대상 개념과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이론이 참고가 되었다.
목차
Ⅰ. 들어가며: <최치원>과 여성 인물
Ⅱ. 남성 문인의 신(新) 문체 전기(傳奇)와 무성적 경계역 ‘귀/녀’
Ⅲ. 세계에 대한 질문을 수행하는 문학적 자아, <최치원>의 ‘귀/녀’
Ⅳ. 나가며: 불연속적 ‘빈 공간’으로서의 귀/녀
<참고문헌>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