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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과 개벽 사이에서 ― 20세기 한국철학의 좌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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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Catastrophe and the Opening of new World ― The Coordinate System of 20th C. Korean Philosophy

김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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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영어

Many people say that in our age there is no authentic philosophy in Korea but only studies of the foreign (especially, western) philosophy or otherwise ones of the traditional philosophy. But it is the prejudice which can be hold, only if we overview the situation of the school (or better, university) philosophy. If we however turn our sight from the universities to the modern Korean history itself, then we find the contemporary Korean philosophy which was born as the response to the tragic history of Korea. In this paper we will describe the coordinate system of the 20th C. Korean philosophy of which one axis is that of catastrophe or the collapse of the old world, the other is that of the opening of the new world. The origin of the coordination is the Dong Hag(東學). It is the philosophy which was born from the insight that the old world must be collapsed and the new one will come. The main characteristics of Dong Hag are the following: 1) the awareness of the locality or better the inter-culturality of philosophy. 2) the openness which synthesizes the eastern and the western philosophy, as well as the totality which integrates the philosophy, the religion and political activities. The Dong Hag conceives the Absolute as personal God, but denied any further determinations on God except personality. This de-constructed the religious intolerance which is usually based on the different determinations or images of God. The God of Dong Hag is not the self-sufficient Absolute but exists and works only facing to man. This is not because of a kind of pantheism but because of the allelo-subjectivity between God and man. The vertical axis of coordination is that of catastrophe. This axis is stretched out from the collapse of the Kingdom of Chosun(朝鮮) through Japanese colonialism to the Korean War(1950 -53). This is the line of endless despair and frustration on which philosophize Yu Yeong Mo and Park Dong Hwan. We can characterize their philosophy simply the negation of the Self and the absoluteness of the Other. Methodologically they would find the truth of being through the language, especially the Korean. The horizontal axis is that of the opening of new world. This axis is stretched from the March First Independence Movement(1919) to the Gwangju Democratic Uprising(1980). This is the line which is extended by the indefatigable uprisings of the people through which the new world must be opened. The prominent philosopher who philosophized on that axis was Ham Seok Heon(1901- 1989). For him the truth of Being is to be founded in the meaning of history. The meaning of history doesn’t take place neither as an objective fact or law, nor a subjective will, but only as the meeting of me with the Absolute. In that sense the truth of Being lies on the meeting. The meeting is an event in which takes place the truth of Being. Above all, the reunification of Korean peninsula will be, for Ham Seok Heon, the most important meeting through which a new world shall be opened.

한국어

현대 한국에 주체적인 철학은 없고 다만 외래 철학의 수입과 전통철학의 훈고학적 연구만 있을 뿐이 라는 편견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이는 대학에서의 철학 연구의 상황을 철학의 전부라고 볼 때만 가능한 편견이다. 이 글은 그런 편견에 대항하여 20세기 한국 철학의 좌표계를 그려 보이고 이를 통 해 우리 시대 한국 철학의 고유한 개성을 드러내 보이려 한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20세기 한국철 학의 모든 분야를 다 망라할 수는 없고 오직 세계관으로서 형이상학에 국한시켜 그 좌표계를 그리려 한다. 그런데 이 좌표계는 고립된 정신의 자기 전개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역사에 대한 응답으로서 펼 쳐지는 정신의 역사로서, 한편에서는 20세기 한국의 파국의 역사에 다른 한편에서는 개벽의 역사에 대응한다. 이 좌표계의 원점은 현대 한국 철학의 시원인 동학이다. 동학은 낡은 세계가 붕괴하고 새로운 세계의 개벽이 도래한다는 역사의식에서 태동한 철학이다. 그것은 한편에서는 파국의 철학이며 다른 한편에 서는 개벽의 철학인 것이다. 동학은 전통적인 유․불․선의 유산 위에서 서양의 기독교적 영향을 종합하 여 새로운 세계관을 수립하였다. 이를 통해 동학은 현대 한국 철학의 근본적 성격을 확립하였다. 그 것은 첫째로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개방성이며, 둘째로 종교와 철학 그리고 실천적 수양과 정치적 운동이 하나로 통합된 총체성이다. 그런데 동학은 신을 인격적으로 파악할 뿐 더 이상 자세한 규정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격신에 대한 신앙이 일반적으로 수반하는 배타성을 스스로 포기하고 만해의 님이 든 함석헌의 하나님이든 구별 없이 포용할 수 있는 종교적 관용의 지평을 개방한다. 더 나아가 동학 의 신은 스스로 자족한 고립된 절대자가 아니라, 언제나 인간과의 만남 속에서만 역사하는 존재이다. 이것은 범신론과는 다른, 신과 인간의 서로주체성이다. 동학을 원점으로 하여 수직으로 뻗은 좌표축을 파국의 좌표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한일합방부터 6.25로 이어지는 파국의 역사 위에서 끝없는 절망으로 이어지는 선이다. 유영모는 그 흐름을 대표하 는 철학자이다. 그 뒤를 박동환이 이어 받았다. 이 철학적 흐름은 먼저 기존의 철학과 종교의 무제약 적 타당성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이후의 주체적 철학의 터전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아의 주체성을 강조하기보다는 거꾸로 절대자 또는 절대 타자에 몰입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그 까닭은 그 들의 철학이 타자에 의해 자아의 존재가 가차 없이 파괴되고 해체되는 파국의 경험에 뿌리박은 철학 이기 때문이다. 방법론적인 면에서 파국의 철학은 자기 내면에 침잠하여 언어를 통해 존재와 세계의 진리에 다가가 려 한다. 유영모는 일종의 한글신비주의에 경도되었고, 박동환 역시 언어의 차이 속에서 세계관의 차 이를 보았다. 정대현과 이기상, 김영민 등도 같은 좌표축 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동학으로부터 수평으로 뻗은 좌표축은 개벽의 좌표축이다. 개벽이 저절로 도래하는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민중의 능동적 실천을 통해 도래하는 한에서, 개벽의 좌표축은 3.1운동으로부터 5.18로 이어지는 민중항쟁의 좌표축이기도 하다. 이 좌표축 위에서 철학한 사람이 함석헌이다. 함석 헌은 고난의 뜻을 물음으로써 철학적 사유의 길에 들어섰다. 이는 함석헌이 유영모와 박동환을 사로 잡았던 파국과 절망에 똑같이 주목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는 고난의 뜻을 물음으로써 고난을 넘 어간다. 함석헌은 비단 고난뿐만이 아니라 존재 일반을 철저히 뜻으로 파악한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뜻은 주관적인 것도 객관적인 것도 아니고 나와 절대자의 만남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다. 이런 의미 에서 그의 존재사유는 객관적인 형이상학도 주관적인 의식철학도 아닌 만남의 존재론이라 할 수 있 다. 방법론적으로 보자면 함석헌은 존재의 뜻을 역사 속에서 구한다. 그 역사 가운데서도 개벽의 철학이 주목하는 궁극적 개벽의 사건은 한반도의 통일이다. 함석헌은 분단과 통일의 뜻을 성찰하면서, 통일 이 단순히 한반도의 일이 아니라 세계사적인 개벽의 사건이 될 것임을 예견했다. 그것은 근대적 민족 국가를 넘어 인류 공동체의 지평을 향해 열려 있는 새로운 국가의 탄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 해 세계와 존재 그리고 역사의 뜻을 새롭게 성찰한 것이 함석헌 철학의 고유한 성취였다. 도올 김용 옥은 이런 철학의 길을 우리 시대에 이어받은 대표적인 철학자이다.

목차

Abstract
 1. 물음의 검토
 2. 낡은 세계의 붕괴로부터
 3. 주체성의 자각으로 ― 철학의 지역성과 상호문화성
 4. 철학과 종교, 정치의 합일
 5. 파국과 절망의 좌표축
 6. 항쟁과 개벽의 좌표축
 7. 자라는 전체, 그리고 분단과 통일의 뜻
 8. 결론 ― 우리 철학 어떻게 할 것인가
 참고문헌
 요약문

저자정보

  • 김상봉 KIM Sang Bong.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철학연구교육센터 겸임연구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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