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정보
초록
한국어
한국어는 동사에 문법 요소들이 첨가되는 교착어인데, 동사 어근에 가깝게 결합할수록 더 긴밀한 의미적 관계를 나타내는데, 피동과 사동은 동사 어근에 접사의 형태로 직접 연결되 어 문장의 구조를 결정한다. 하지만 그간 피동과 사동은 전체 태 체계의 측면에서 다루어지 지 못하고 단지 능동과 주동에 대한 대립적 문장 교체로 이해되어 왔다. 태(態, voice)는 “참여자들이 사건에 참여하는 방식을 나타내 문법 범주”인데, 언어유형론 의 관점에서 능동, 사동, 피동 이외에도 가능태(potential), 자발태(spontaneous), 신체 중간 태(body action middle), 재귀태(reflexive) 등을 포함한 다양한 태 연속체을 형성한다 (Croft 2001, Haspelmath 2003, Shibatani 2004, 2006). (1) a. 철수가 빵을 먹는다. (능동) b. 엄마가 철수에게 빵을 먹인다. (사동) c. 아이가 엄마에게 업힌다. (피동) d. 이 칼{이/로/로가} 잘 썰린다. (가능) e. 빵이 저절로 (*누군가에 의해) 먹힌다. (자발) f. 철수가 머리를 {깎으러/*깎이러} 간다. (신체 중간태) g. 철수가 {자기 몸을/자기를} 씻는다. (재귀태) 한국어의 재귀태는 재귀사(‘자신, 자기’ 등)와 재귀 부사(‘스스로’)를 통해 나타내는데 재귀 적 용법에 쓰이지만 중간태(신체 중간태, 자발태, 가능태 등)를 위한 표지로는 사용되지 않 는다. 한국어의 신체 중간태는 동사 자체의 어휘적 의미에 내포되어 별도의 표기를 갖지 않 지만(예 : 세수하다, 머리 깎다 등), 이런 동사 부류는 재귀태나 피동태와 동시에 표시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별도의 태 범주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피동사가 ‘저절로’와 함께 쓰여 자 발태를, ‘잘’ 등의 부사와 함께 쓰여 가능태를 나타낸다(시라이시 2003, 천호재 2009, 남수 경 2011). 사동태가 중간태를 거쳐 피동태로 발달하였다(박정운 1994, 이상억 1999). 태는 재귀태–신체 중간태–자발태–가능태-피동태의 연속체로 나타낼 수 있다(Haspelmath 2003, Kemmer 1993. 한국어의 태 범주도 이 같은 개념적 분포를 보이고 습득에 있어 차이를 나 타내는데, 한국어 교육에서도 이런 태 범주의 분류에 따라 나누어 가르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