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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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주자의 理氣論에 체·용 범주를 적용하여 ‘理體氣用’ 이라 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함을 논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먼저 체·용의 의미와 체용론의 철학사적 전개에 대해 고찰하였다. 이어서 주자의 체용론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정이천의 체용론과 그 철학사적 의의를 논의하고, 또 주자의 체용론과 그 철학사적 의의를 살펴보았다. 나아가 이런 논의들을 바탕으로 주자의 理氣論에서 ‘理體氣用’ 이라 할 수 있음을 밝혀 보았다. 정주 이전 체용론의 철학사적 전개를 다룬 부분에서는 먼저 체·용의 의미를 살펴본 뒤 그것이 철학사에 서로 대비되는 두 줄기 흐름으로 전개되었음을 논의하였다. 體本用末·體無用有와 用本體末·體有用無 흐름이라 함이 그것이다. 아울러 程伊川의 체용론에 깊은 영향을 준 화엄종의 체용론에 대해 화엄 제3조인 法藏과 제4조 澄觀의 체용론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는데, 여 기에서는 ‘본래 그러한 바닷물’과 ‘끊임없이 搖動하는 현상의 바다’ 를 體와 用에 類比함을 알 수 있었다. 나아가 體用·源·顯微無間과 理本論을 중심으로 정이천의 체용론을 고찰 하였으며 그 결과 이천의 체용론은 세 가지 철학사적 의의를 지닌 것임에 대해서 논하였다. 첫째, 정이천은 체용론을 통해 『주역』 풀이의 원칙에서 象이 지닌 의의를 살려냄으로써 唐代의 孔穎達이 『周易正義』를 펴낸 이후 의리 편중으로 흐르던 역철학사적 흐름을 되돌렸다는 점, 둘째, 왕필파의 현학에서 주창하던 崇本息末과 體用殊絶의 풍조에 결정적 타격을 가하며 日用事爲의 중요성을 살려냄으로써 儒學의 본령을 회복할 수 있었다는 점, 셋째, 철학사적으로 理本論을 창출해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 그것이다. 주자의 체용론은 정이천의 체용론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바가 크기 때문에 앞서 논한 이천의 체용론을 바탕으로 삼아 논의를 전개하였다. 그리하여 이천이 『주역』을 풀이하는 원칙으로 제창한 體用·源·顯微無間을 주자는 하늘과 사람을 해명하는 데서 운용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이는 이천의 체용론을 주자가 계승·확대한 면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與道爲體’를 연결고리로 삼아 주자의 체용론을 고찰함으로써 주자의 체용론에서 모순처럼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일관성을 잘 유지하는 것임을 논의하였다. 즉 ‘됨됨이’와 ‘다움’을 의미하는 본체가 體요 그 ‘드러남’·‘體現’을 의미하는 현상이 用이라 함이 그것이다. 주자의 체용론이 철학사적으로 갖는 의의도 정이천의 체용론이 가지고 있는 의의와 大同小異함을 밝혔다. 이는 그가 정이천의 철학을 계승하려 했던 것과 맞물려 있는데, 다름 아니라 유학의 본령을 철학사의 주된 흐름으로 올려놓으려 하였고 그것을 성취하였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주자의 理氣論에 體·用 범주를 적용하여 ‘理體氣用’ 이라 할 수 있음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에 대한 논거를 필자는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韓南塘의 『未予言論同異考』에서 분명히 ‘理體氣用’이라 할 수 있음 을 명시하고 있고, 張旅軒도 “理와 氣가 體·用이 된다 (理氣之爲體用)”고 언명하고 있다는 점, 둘째, 오늘날 韓· 中의 大家들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는 점, 셋째, 비록 직접 明言하지는 않았지만 주자의 철학에서 ‘理體氣用’으로 정리할 수 있는 언설들은 너무나 흔하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이 셋째 이유는 그 결정적인 논거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이러한 논의를 통해 ‘理體氣用’이라 할 수 있음이 충분히 밝혀졌으리라 본다. 이제 이 논문을 내 놓으며 간곡한 마음으로 江湖 諸賢의 叱正을 기다린다.
목차
II. 程朱(정주) 이전 體用論(체용론)의 철학사적 전개
III. 程伊川(정이천)의 체용론과 철학사적 의의
IV. 주자의 체용론과 철학사적 의의
V. 理體氣用(이체기용)의 논거
VI. 맺는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