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정보
초록
영어
This paper was written in the form of objection to a theory where 25 pieces of paintings in
한국어
본고는 중앙박물관소장 ≪단원풍속화첩≫ 25매가 단원의 친필이 아니라는 학설에 대한 반론형식으로 논술된 것이다. 그간에 제기된 단원필 부정의 주된 논거는 첫째, 단원의 친필 인물 묘사에서는 오류나 실수가 전혀 용납될 수 없고 반드시 정확해야 하며, 화풍이 일정수준 이상이어야 한다는 전제에 의거하고, 둘째 단원의 친필이라면 인물도상의 묘사상의 線質이 모두 일정해야 한다는 가설에 근거하고 있다. 그런데 부정론의 결정적인 결함은 단원화첩만의 특수한 편집상황이나 예술성을 도외시하고 있는 점이다. 단원화첩의 이러한 특수성을 일절 고려하지 않은 채, 직관적인 사생으로 제작된 단원의 친필 화풍과 수평적인 단순비교 방법으로 판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25매의 ≪단원풍속화첩≫의 편집의도나 화풍은 현장성 짙은 단원 진적그림과는 제작의도에서 확연히 다르며 다음과 같은 특수성이 있다. ① ≪단원풍속화첩≫ 25매 그림은 현장성이 강한 1차적인 화풍의 단원의 진적 그림(1778년 작≪무술년풍속병풍≫, 1795년 작 ≪을묘년풍속병풍≫)과는 다르게, 현장에서 떠나 실내에서 특정 주제에 따라 주도면밀하게 편집된 2차적인 화풍이며, 각각 독자적이면서도 고차적인 예술세계를 가진다. 그러므로 다소간의 묘사상의 오류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② 단원의 인물묘사에는 線質이 서로 다른 모필과 竹筆(대나무 펜)을 병용하여 사용하였기 때문에 마치 복수의 화가가 그린 것처럼 오해받기 쉽다. ③ ≪단원풍속화첩≫은 만년에 이르러 풍속표현을 집대성하려는 의도 아래 적어도 4,5년간의 장기간에 걸쳐 제작된 것으로, ≪을묘년풍속병풍≫(1795, 51세)의 제작시기와 유사하여 필치에서는 젊은 날의 생동감 있고 활달한 선묘와는 다르게 노년기의 조심성 있고 흐느적거리는 취약한 선질이 부쩍 증가해 있다. 이상의 특질 외에도 단원화첩의 진면목은 무엇보다도 인간미 물씬 풍기는 해학적 화풍이다. 손기술로 제작된 것이라기보다는 마음으로 어루만진 맛있는 화풍이다. 이 풍속화첩에 빨려들게 하는 원천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인물들 속에서 애정 어린 마음으로 포착한 정감을 듬뿍 느끼게 하는 것이 본 화첩의 첫째 특장이라 할 수 있다. 단원화첩의 이런 진가를 무시하고 극히 지엽적인 문제로서 오로지 도상이나 묘선의 錯亂 여부만을 파헤쳐 작가의 진위를 특정하려고 한다면 자연히 결론도 달라질 것이다.
목차
Ⅰ. 들어가는 말
Ⅱ. ≪단원풍속화첩≫에서 제기된 의문점
Ⅲ. ≪단원풍속화첩≫의 진정한 예술성
Ⅳ. 단원의 필치
1. 단원이 사용한 묘사도구
2. 만년기(40대후반 이후)의 제작
Ⅴ. 정리
참고문헌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