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icle

영어

This study examined the process of ethical subjectification in characters featured in Park Kyung-Ri’s book, Toji. The main plot of this book described the deprivation of national sovereignty by Japanese imperialism, the independence of Korea, and the collapse and revival of the noble Choi’s family. The time setting of the piece is from the late Joseon Dynasty to the liberation of Korea from Japan. The early discussion on Toji was mostly about the historical novel, but it does not focus on historical events and characters in the novel are not historical figures. About 600 characters appeared in the book have their own narratives over time. This originality of characterization is the reason why there is no specific agonist in Toji. According to E. Levinas, however, independent subject is merely a self-centered ego. A subject-centered character identifies itself with the other or excludes the other because of selfish motives and is even capable of committing a murder. E. Lenivas emphasized that self-centered subjects should take ethical responsibility for the other in order for them to become a subject with originality. They pay attention to the unacceptability of the other through their own pain, enabling to become ethical subject by perceiving the other’s pain as their own through the process of redemption. In Toji, the ethical subjectification can be realized by recognizing open possibility of otherness in the separation of the subject through pain in the passage rites, fulfilling the responsibility of redemption. It seems that Park Kyung-Ri was able to create various characters based on the originality of the other because she viewed others as ethical characters, the other in the identity rather than the subject to be identified. Toji has shown the difference between the orientation and acceptance of the other clearly through the diverse figuration of characters. Park tried to portray her desire for the individuals that have changed as ethical characters who could recognize the pain of others and are willing to take that burden, and for the society in which both true love and peace co-exist.

한국어

본고는 박경리의 󰡔토지󰡕에서 인물의 윤리적 주체화 과정을 살펴보았다. 사람은 세계 속에서 ‘나’와 ‘나 아닌 것’과의 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이 관계로 인해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관계에서의 갈등은 존중되느냐 소외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과 연결된다. 특히나 󰡔토지󰡕는 인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인물들의 ‘관계’에 대한 천착은 작품을 이해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나’와 ‘나 아닌 것’의 관계는 주체와 타자와의 관계로 상정할 수 있다. 󰡔토지󰡕에서 주체와 타자와의 관계는 주체가 타자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서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주체가 타자를 소유의 관계로만 인식하는 경우이다. 둘째, 주체가 타자를 소유의 관계에 고착시키지 않고 변모를 보이는 경우이다. 셋째, 주체가 타자를 향한 책임을 느낌은 물론 대속까지 나아가는 확장된 타자 인식을 보이는 경우이다. 조병수, 김한복, 임명희 등이 이에 속하며 이들은 타자의 죄를 대속함으로써 고유성을 가진 윤리적 주체의 자리를 획득한다. 이상의 세 분류 중에서 본고에서는 인간의 최고의 존엄을 보이는 대속적 책임으로 타자와의 관계를 확장하는 윤리적 주체화 과정을 살펴보겠다. 레비나스는 자기중심적인 존재가 고유성을 가진 존재가 되려면 타자에게 윤리적인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는 자신이 신체적 고통을 겪음으로써 고통에서 자신이 어쩔 수 없음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타자에 대한 인식 또한 고통과 같이 ‘알 수 없음’을 인지하게 되고, 나아가 타자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대속을 통해서 윤리적인 주체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토지󰡕에서는 인물들의 통과제의적 의식에 속하는 고통을 통한 주체의 분리에서 타자성의 열림 가능성을 인지하여, 대속적 책임을 수행함으로써 윤리적 주체가 실현된다. 작품 󰡔토지󰡕가 다양한 인물 형상화를 통해서 타자 지향과 타자 수용의 변별점을 구현하고 있다. 작가가󰡔토지󰡕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주체가 아니라 타자의 고통을 직시하고 짊어질 수 있는 윤리적 주체로의 전환을 통해서 진정한 사랑과 평화가 공존하는 사회에 대한 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