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정보
초록
한국어
필자는 <이성계와 산제>, <부정한 제삿밥>, <복 많은 백정 딸>, <소금장수와 딸> 등을 <우연히 엿들은 ‘신령들의 제물 품평’> 설화군으로 통칭하고, 이들 설화에 공통적으로 <신령 품평>이 결합하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그리하여 각 설화의 전승 양상을 통해 <신령 품평>이 나타나는 모습을 점검하였으며 나아가 ‘부정한 제물’에 대한 신령의 신벌과 제사자의 극복 방식이 개별 설화별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았다. 우선 이들 설화를 제사자가 어떤 신령에게 제사를 드리는지에 따라 <산신 응감>형(A), <조상신 응감>형(B), <삼신 응감>형(C)으로 크게 나누어 이들의 전승 양상을 점검하였는데, 세 유형 모두에 한 사람이 묘(나무)곁에서 잠을 자다가 ‘신령 간 제물 품평’을 우연히 엿들으며, 부정한 제물로 신령이 제사자에게 화복(禍福)을 점지한다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신령 품평>의 서사단락을 7개 단락으로 추출한 뒤 이것이 세 유형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살폈다. 그 결과 ‘다시 제사하기’ 대목(단락4, 5, 6)이 대부분 유형에서 누락되어 있었는데, 이는 신령의 성격, 신벌에 대한 제사자의 의식 등의 차이에서 비롯되었으며 그로 인하여 각 설화 유형의 의미를 생산해내고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세 설화의 주제를 살피기 위한 작업의 하나로서 제사 목적과, 제사 대상이 되는 신령의 성격을 살폈는데, A형에서는 이성계가 즉위야망으로 산신에 제사를 드리고, B형에서는 죽은 부모에 대해 유교식 기제사를 드리며, C형에서는 신생아와 산모를 보호하는 삼신에게 삼밥을 대접하고 있었다. 그런데 각 유형에 부정한 제물에 대한 신령의 벌이 내려지는데, 이에 대한 제사자의 의식에 따라 신벌의 극복양상이 달랐다. 곧 A형의 경우 이성계는 즉위야망으로 다시 재계하여 제사하기를 감행한 뒤 신령으로부터 ‘삼한차지의 복’을 점지 받고 있지만, B형에서는 제사자가 손자화상의 신벌을 감수하면서 제사를 정성껏 지내야 함을 각성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일군의 자료군(<자손에 해 끼치기>형)과, 신벌과 같은 조상신의 위력을 부정하고 오히려 ‘자식의 화상’을 치유하기 위하여 유교에서 음사로 간주되는 ‘다시 제사하기’를 감행한다는 자료군(<다시 제사하기>형)으로 나뉘고 있었다. 또한 C형에서도 신생아와 산모를 보호하는 삼신에 대한 신앙이 강한 탓에 삼신이 내린 신벌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못하고 결국 신벌을 받는다는 자료군(<부녀상간>형)과, 신벌을 인지한 뒤 박복한 자식을 ‘복 많은 백정 딸’과 혼인시킴으로써 신벌을 극복하고 있는 자료군(<복 점지>형)으로 나뉘고 있었다. 이러한 신벌과 그 극복의 결과로서 제사자가 겪는 화복의 영역이 세 유형별로 서로 다르니 곧 A형은 이성계의 건국과 즉위에, B형은 가계의 지속에, C형은 개인의 욕망 내지는 먹고살기에 걸쳐 있어서, 결국 화복이 각각 ‘건국 및 즉위 → 가계의 지속 → 개인의 욕망 및 생계유지’에 대응하면서 인간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세 유형이 제사설화로서 어떤 특징을 지니는지 살폈는데, 모두 ‘제사를 어떻게 지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특히 <조상신 응감>형이 ‘제사자의 마음과 제물의 정결함’을 가장 강조하고 있어서 제사의 수신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았다. 또한 그 외 유형에도 제사의 정결함이 강조되고 있었다. 세 유형에 <신령 품평>이 결합하게 된 이유를 살폈는데, 첫째는 제사에서 신령이 흠향과 응감했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소원과 욕망을 해소하는 데 적합하고, 둘째 신령 간 대화를 통해 청자의 미래사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호기심과 믿음을 충족시켜주고 있어서 여러 설화에 결합할 수 있다고 보았다.
목차
I. 서론
II. <우연히 엿들은 ‘신령들의 제물 품평’> 설화군의 전승 양상
III. <우연히 엿들은 '신령들의 제물 품평’> 셜화군의 종합적 고찰
IV. 결론
參考文獻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