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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본질에 관한 탐구는 철학과 정신분석의 영역을 넘나들며 존재의 독특성을 헤쳐나가는 주관적 경험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쇠렌 키에르케고어(Søren Kierkegaard, 1813~1855)는 19세기 덴마크의 철학자로, 그의 저서들은 실존주의 철학의 초석을 마련했다. 특히 그의 저서 󰡔불안의 개념(Begrebet Angest, 1844)󰡕은 다른 저서들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며 그의 실존 철학 사상의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844년 출간된 이 작품은 ‘실험적 심리학’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획기적인 철학적, 미학적 성찰을 선보이며 후대의 하이데거, 사르트르, 카뮈 등 실존주의 철학자들에게 많을 영향을 미친다. 키에르케고어는 󰡔불안의 개념(1844)󰡕에서 불안을 존재의 ‘가능성’과 윤리적 삶에 대한 인간 정신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변증법적 요소로 상정한다. 그에게 불안은 단순한 부정적인 감정이라는 단순한 분류를 초월한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 조건에 관한 실존적 구성 요소로서 더 넓은 의미에서 인간 존재의 깊이와 복잡성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또한, 불안은 “인간을 무한한 차원으로 이끌고 나가는 것”(Grøn, 2016: 207. 재인용)으로 ‘무한한 가능성’이며, 동시에 선택의 ‘책임’을 부여하는 것으로 인간은 불안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진정한 ‘자아(Self-Ich)’를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도록 함으로써”(앞의 책, 207. 재인용) ‘자기-발견’이라는 “자기-관계(Self-Relation)”적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불안은 일상적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 방식에 근본적 속성으로 “인간은 자신으로부터 회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앞의 책 57) 키에르케고어에게 불안은 인간이 자신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이 과정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실존)를 결정하고 책임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키에르케고어는 자신의 저서 󰡔불안의 개념(1844)󰡕에서 불안을 단순한 병리학적 해석을 넘어 인간의 ‘자유의 본질’을 드러내 주는 긍정적 ‘역동성’으로 묘사한다. 불안에 대한 키에르케고어의 이러한 개념화 작업은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7939)와 자크 라캉(Jacques Lacan, 1901~1981)으로 이어지는 정신분석 이론의 관점에서 그것이 어떻게 인간의 의식구조와 상호작용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있어 풍부한 대화를 유도하는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