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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는 기억의 작가이다. 그의 작품에서 과거와 기억은 항상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로 작용하고 있다. 기억 속에서 과거를 재생하고, 그것을 현재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묘사하는 과정이 예술의 탄생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창작 방법은 그의 자서전 『말하라, 기억이여』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 러시아에서의 어린 시절부터 미국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유럽 망명 생활 동안의 기억을 기록하고 있는 이 작품은 사실에 바탕을 둔 자서전이면서 동시에 작가의 예술적 창작이라 할 수 있다. 나보코프는 과거 자체를 있는 그대로 되살려내는 데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이면서 단편적인 기억을 입체적으로 재조립해 제3의 예술적 텍스트를 만들어 내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자서전에 실린 나보코프의 어린 시절의 기억 중에서 가족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그러한 기억이 어떻게 작가 나보코프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기억, 가정교사들과 보낸 시간, 나비 채집에 대한 열정 등 각각의 에피소드는 시간의 흐름과는 상관 없이 비연속적인 사건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개별 에피소드는 아상블라주를 이루며 나보코프의 자서전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완성시키고 있다.
Nabokov emerges as a writer deeply immersed in the realm of memory. Throughout his works, the past and memory consistently serve as central themes. This is because the process of recapturing the past in memory, coupled with the reinterpretation and description from a present perspective, gives rise to the genesis of art. This creative approach remains potent in Nabokov’s autobiography, Speak, Memory, which can be aptly characterized as both a personal narrative and an artistic work by the author. This study concentrates on episodes from Nabokov's childhood memories, particularly those related to his family and entomology. By delving into these memories, I explored how they contributed to the evolution of Nabokov as a writer. Each episode is presented in fragments, seemingly unaffected by the passage of time. Yet, collectively, they form an intricate mosaic, transforming Nabokov's autobiography into a work of art. This paper specifically investigates Nabokov’s memories in his autobiography, emphasizing their artistic significance and shedding light on the interconnected themes of the father's life and death, the mother's literary sensibility, and the correlation between butterfly collecting and artistic creation. Through this analysis, I aimed to underscore the potential of autobiography as an artistic cre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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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bokov, Autobiography, Speak, Memory, Assemblage, Lepidopterolog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