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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에 발표된 <에피 브리스트>는 여성 감독 헤르미네 훈트게부르트가 만든 폰타네의 동명 소설에 대한 다섯 번째 영화화이다. 특히 원작에 충실했던 전작들과 달리 에피는 사회적 관습과 부모의 기대에 순응하는 대신 주체적이고 해방된 여성으로 변모된 모습으로 사회로 나아갈 것을 암시함으로써 소설과 전혀 다른 결말로 끝나고 있다. 원작에 대한 이러한 변형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새로운 성격화는 이 영화가 폰타네의 소설을 페미니즘 관점에서 다시쓰고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주인공 에피는 감독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자신의 욕망과 육체에 충실한 인물로 그려지고 새롭게 삽입되는 서사로서 드러나는 관계들은 19세기 말 시민사회가 갖는 남성중심적 지배이데올로기에 의한 여성에 대한 억압과 위선을 폭로한다. 소위 여성영화로서 이 영화에 대한 페미니즘적 읽기는 인물성격과 서사층위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가 설치한 상호매체적 연관지시는 관객으로 하여금 서사층위를 너머 현실에 대한 성찰로 나아가게 만든다. 주류영화의 사실주의적 영화문법과 별개로 상호매체적 지시는 서사가 아니라 매체 자체를 관객에게 인식시킴으로써 여성을 대상화하는 남성중심의 시선에 저항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상호매체성은 정치적 실천 또는 아젠다로서 작용하는 대안영화의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여성감독이 만든 <에피 브리스트>는 파스빈더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실험적 영화언어나 스타일을 사용하지 않지만 현실 변화를 촉구하는 아젠다로서 대안영화로 작동한다. <에피 브리스트>는 이같이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주류영화의 비매개적 특징과 여성 현실에 대한 각성을 가져오는 하이퍼매개의 특징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새로운 여성영화 스타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Diese Arbeit behandelt den Film “Effi Briest”, den die Regisseurin Hermine Huntgeburth als fünfte Verfilmung des Romans selben Titels von Theodor Fontane 2009 inszeniert hat. Dabei versucht sie aus feministischer Perspektive die Handlung des Romans als Umschreiben neu zu interpretieren, in der vor allem durch eine neue Charakterisierung der Hauptfigur Effi die verborgene Existenz des weiblichen Körpers und ihr verdrängtes sexuelles Verlangen expliziert auf der Leinwand präsentiert werden. Dazu dienen u.a. Dreiecksbeziehungen, die um Effi herum bestehen und dieser teils verborgen bleiben, wie Effi-Innstetten-Johanna oder Effi-Innstetten-Luise. Auf diese Weise kann die radikale Abwandlung des Endes des Romans überzeugend vom Publikum rezeptiert werden - und auf Ebene des Erzählten wird eine weibliche Selbstbestimmung verwirklicht. Doch nicht dieses macht den Film in seiner Wirkung zu einem feministischen: sondern durch intermediale Bezüge lässt er Reflexionen über patriarchische Realitäten zu. Das Publikum orientiert sich neben der erzählten Handlung auch am Medium selbst. Gerade diese doppelte dramaturgische Strategie zeigt exemplarisch, wie auf der Erzählebene das Melodrama mimetisch arrangiert und gleichzeitig durch die metamediale Rezeption ein Erkenntnisgewinn über die ausbleibende Emanzipation der Realität geschaffen w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