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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인지과학, 신경과학에 바탕한 체험주의 등에서는 일차적인 성질이나 절대적 지식의 존재를 부정하며 경험적 실재에 근거한 이른 바 ‘몸의 철학’의 건설을 주장하였다. 본 고찰에서는 현실과 유리된 철학의 사변적 경향성과 도덕주의를 탈피하기 위한 다각도의 시도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과연 유교에서 본연(本然)으로 설명되는 일차적인 성질이나 절대적인 지식이란 해체되고 부정되어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물음에 대해 숙고하고자 하였다. 그 출발점으로서 공자가 ‘형이상학적 실재’ 혹은 ‘신체화된 실재’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졌는가를 『논어』에서 천도(天道)와 문장(文章)의 의미를 중심으로 고찰해보았다. 먼저 동아시아 사유에서 천(天)으로 대표되는 절대성이 주대(周代)에 이르러 덕(德)의 유무를 매개로 인간과 소통하는 대상으로 변모한 것에 주목하였다. 스스로 주나라를 계승하리라 표방한 공자가 『논어』에서 천을 언급하는 장면은 덕의 실천을 매개로 천과의 직접적인 상호교류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천과의 교류는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실현을 향한 공자의 이상(理想)과 실천적 신념의 굳건한 원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공의 시점에서 공자에게 받은 교육의 대부분은 ‘성(性)과 천도(天道)’가 아니라 ‘문장(文章)’이었다는 점에 아울러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주자(朱子)에 의하면, 문장은 위엄과 거동, 글이나 말과 같은 ‘드러난 덕’을 의미한다. 용모와 언행과 같은 심신통합적 면모로 확인되는 덕기(德氣) 충만한 일상은 천도에 도달하는 길이자 천과의 직접적인 교류의 방법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우학(志于學)으로부터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에 이르는 학문의 여정은 곧 공자 자신이 경험적으로 성취한 ‘천과 주체적으로 교류하는 단계와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해볼 수 있다. 이에 ‘덕의 드러남’을 포착할 수 있는 요소로서 안색(顔色)과 같은 기색(氣色)을 중심으로 공자 수양론의 심신통합적 사유를 살펴보았다. 공자는 심신통합적 수양으로 체험한 종심소욕불유구라는 절대 자유와 평안의 경지를 자신의 일생을 통해 증명하고자 했다. 공자에 있어 종심소욕불유구의 경지란 이상적이면서도 경험적인 것으로 제시되기에 천도(天道)와 문장(文章)을 잇는 현실성을 어느 정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기(氣)와 색(色)이라는 심신연속성에 대한 민감한 관찰을 통해 달성 가능한 길[人道]로 제시된다. 종심소욕불유구의 성공은 유교의 학문 중심이 이상의 현실화, 곧 인(仁)의 체화(體化)에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종심소욕불유구의 편안한 상태가 이상적이면서도 경험적이라는 기록은 미혹된 일상을 반추하고 사고를 전환하며 나아가게 해준다. 또 안색(顔色)과 같은 심신연속성을 관찰하는 수양의 과정은 곧 자기 성찰을 통한 일상적 치유와 성장의 길일 수 있다. 이는 곧 천을 향하는 유교의 이상과 마음을 중심으로 하는 심신통합적 수양론이 몸의 철학의 시대에 여전히 유효한가를 되묻는 과정이다.


Confucianism is a fundamental thought for the metaphysical reality of the belief of humanity. Conversely, it includes practical physicality, as can be seen in the cultivation theory of "Self-Cultivation (修身)." Nevertheless, Confucianism cannot be exempt from criticism of the speculative aspects that are separated from reality. Therefore, in this review, I first conduct a critical reflection process by reviewing the problems raised by “the philosophy of the body,” and return to traditional mind-body theory to contemporary significance. This is due to the idea that a rediscovery of traditional values such as Confucian ideals starting from "a person who does it even though he knows it does not work (知其不可而爲之者)" and “a life of moral convictions” remain necessary. Confucius aimed at realizing the moral ideal that was aggregated into humanity and embodied it through "The freedom that he did nothing wrong (從心所慾不踰矩)." For Confucius, the record that the comfortable state of being desperate is both ideal and empirical allows us to reflect on our daily lives, helps us change our thinking, and move forward. From this interest, the interpretations related to this phrase and the physicality presented as a measure of discipline in the Analects were noted. It is intended to reveal that observing mental and physical causality such as complexion can be a means of daily healing through practical trai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