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열기/닫기 버튼

<사대기>는 사계절에 빗대어 동성(同姓)의 왕위 찬탈과 역성혁명을 형상화하며 왕조의 정당성을 문제삼고 있다. 선행 연구에서는 이를 왕조교체의 당위성과 필연성으로 설명하곤 했다. 하지만 본고는 <사대기>의 핵심은 왕조계승에 있다고 본다. 즉 왕조는 교체되어도 신왕조가 구왕조의 이념을 계승할 수 있다는 점에, 작가의 독특한 역사관이 반영됐다고 볼 여지가 많다. 황중윤이 <사대기>에 여러 왕국을 등장시켜 가상의 통사(通史)를 쓴 배경에는 당대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며 역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거시적 차원에서 전망해 보고자 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본고는 <사대기>에 나타난 왕조계승의 의미와 창작의식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먼저 각 왕국들의 관계를 살폈다. 그 결과 첫 번째 왕국인 원은 천자의 나라와 같은 지위를 가지며 원의 계보가 하와 상으로 이어지다가 연나라에 이르러 단절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하와 상은 원나라의 세수(歲首)를 그대로 사용하지만 연은 독자적 역법을 제정한다. 둘째, 원‧하‧상 삼국은 방벌로 혁명을 이루나 연은 거짓 선양으로 계승을 표방한다. 셋째, 원의 중농정책이 하와 상에서만 시행된다. 다음으로 <사대기>의 서사구조와 작가의식을 살펴 원나라 중심의 연속과 단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밝혔다. 왕조의 흥망은 단지 흥에서 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멸망의 상태에서 맨 처음의 흥기를 다시 일으키는 흥‧망‧흥의 구조이다. <사대기>의 사평은 원국만이 호생지덕을 잃지 않아 동황제의 후손 동군(東君)이 흥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즉, 동군의 흥기는 연나라에서 끊겼던 삼국의 계보를 잇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바로 왕도정치의 시원인 정통국가 원의 중흥이다. <사대기>의 창작시기는 늦어도 17세기 중반이다. 작가 황중윤은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변화 속에서 중화질서가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을 미래 역사에 대한 믿음과 유연한 계승론에 기대어 표현했다.


This paper is to grasp the succession of the dynasty and Sino-Barbarian theory in <Sahdaegi> and to clarify the author’s intention. The first dynasty of <Sahdaegi> actually embodied the moral justification of Confucianism and Xia(夏)·Shang(商), the country that was founded after that, inherited the philosophy and culture of the Yuan(元) Dynasty. Therefore Yuan(元) has the status of the Emperor of an empire. During the replacement of Ming(明)-Qing(淸), Chosun(朝鮮) hoped that the existing Chinese World Order would be maintained despite its deep diplomatic and military involvement in the situation where the transfer country HuGeum(後金) was taking control of the Chinese Ming Dynasty. Sinocentric world order appears to herald the arrival of the Spring Kingdom in ‘History of imagination’ of the last dynasty of <Sahdaegi>. In this way, Hwang Joong-yoon(黃中允) created a allegorical literature, <Sahdaegi>, based on Grand Unification and Orthodox Theory, hoping that the civilized state would be established in the reality of collapse of Chinese World Or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