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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은 다른 많은 고소설과 마찬가지로 작자와 정확한 창작시기를 알 수 없는 작품이다. 그러나 1927년 경성제국대학 교수 다카하시 도루[高橋亨]가 『홍길동전』의 작자를 허균이라고 말한 이래, 『홍길동전』의 작자는 허균이라고 알려져 왔다. 현재 전문연구자들은 『홍길동전』의 작자를 허균이라고 말하지 않고 있으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허균을 『홍길동전』의 작자라고 알고 있다. 조선시대 홍길동에 관한 기록으로 알려진것은 다음의 네 가지이다. 1. 조선왕조실록2. 이식(李植)의 『택당집』 3. 이익(李瀷)의 『성호사설(星湖僿說)』 4. 황윤석(黃胤錫)의 「해중서생(海中書生)」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홍길동(洪吉同)은 충청도 지방의 도적떼의 우두머리로 연산군6년(1500)에 체포된 인물이다. 그는 관료들과도 친분이 있었고, 또 당상관(堂上官)의 복장을 하고 다녔다고 한다. 이식(1584∼1647)의 『택당집』에는 “허균은 ‘洪吉同傳’을 지어수호전에 비겼다”는 대목이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익(1681∼1764)의 『성호사설』에는 유명한 도둑으로 홍길동, 장길산, 임거정 세 명을 거론했는데, 홍길동은 오래 전의 인물이라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해중서생」에는 홍길동에 관한 전설을 기록해놓은 것이 있다. 이러한 기록을 통해서 알 수 있는것은 실존인물 홍길동이 도적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기록은 한글소설 『홍길동전』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이다. 이 논문에서 다룬 「노혁전(盧革傳)」은 실존인물 홍길동(洪吉同)의 간략한 전기로, 1626 년 황일호(黃一皓, 1588∼1641)가 쓴 것이다. 노혁(盧革)은 홍길동이 바꾼 이름이다. 홍길동은 대단한 능력을 가졌지만 서자라서 자신의 뜻을 펼 수 없어서 결국 도적이 되어 40 년 동안 나라의 근심거리가 되었으나, 마침내 도적떼를 해산시키고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고 했다. 754자에 불과한 짧은 한문 전기인 「노혁전」은, 홍길동에 관한 전기라는 것자체로서도 의미가 있고, 또 이름만 남아 있는 허균이 지었다는 ‘홍길동전(洪吉同傳)’의내용을 추정해볼 수 있는 자료라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국문학계 일각에서는 아직도『택당집』에서 언급한 ‘洪吉同傳’을 고소설 『홍길동전』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학계의 잘못을 바로잡는 데 「노혁전」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According to the Joseon dynasty royal records, Hong Gildong was an outlaw who was captured in the year 1500 after causing a great deal of harm in Chungcheong Province. According to the Proper Explanation of the Great and Eminent Laws(㝕僻䔾潲闋), the basis of the Joseon dynasty legal code, acts involving the theft of property was punishable by beheading for the direct perpetrator as well as the accomplice. So Hong Gildong must have met his end in that way. There is no historical record of Hong Gildong outside of royal records, but his name has been passed down as that of the central character of the hangeul novel The Story of Hong Gildong. Ever since Takahashi Toru made the claim in 1927 that the author of the work was Heo Gyun (1569-1618), the attribution has been accepted for a long time. But Heo Gyun was actually not the author of The Story of Hong Gildong. This article deals with a previously unknown work entitled The Story of Rohyeok, a biography of Hong Gildong which was written in 1626 by Hwang Ilho (1588-1541). The story he tells, which Hwang claims to have heard from other people, provides us with important insight into how intellectuals regarded the figure of Hong Gildong a hundred and twenty six years since his capture. Furthermore, since Hwang Ilho and Heo Gyun were contemporaries, Hwang’s work can shed light on the kind of writing Heo is said to have written about Hong Gild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