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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극단적 반공주의로 발현된 한국교회의 뿌리 깊은 전쟁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하여, 한국교회의 피해 의식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집단기억으로재생산되어 왔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하였다.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전쟁이 차지하는 중대한 위상 때문에 그동안 현대사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한국전쟁과 관련한연구는 상당한 규모로 축적되어 왔다. 한국전쟁 중의 교회 피해 상황을 밝히는데주력하였던 이전의 연구와 달리 최근에는 한국전쟁 당시 한국교회가 휴전반대와북진통일을 적극 지지하는 등 극단적인 반공주의 노선에 서서 전쟁에 깊숙이 개입한 맥락과 지점을 밝히는 작업과 함께, 개신교인들이 신앙적 언어를 구사하면서 폭력을 정당화한 가해 사건에 대한 연구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는 반공순교담론을 구축한 한국 개신교의 성격을 재조명하는데 소중한 밑거름이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연구들에서도 여성의 존재는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 글은 전쟁의 피해자였던 여성들이 자신들의 피해와 관련하여 ‘말하는 주체’가되지 못했던 배경에 주목한다. 국가적 차원의 과거사 진상규명작업이 진행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아직도 깊은 심연에서 침묵하고 있다. 그만큼 트라우마가 깊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을 두고 벌어지는 ‘기억전쟁’에서 한국 개신교가과잉대표한 피해자담론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전장의 또 다른 피해자인 여성들의 증언을 막고 있는 침묵의 카르텔을 드러내는 이 글은 여성을 말하는 주체로세우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This article is focused on the background in which women who were victims of the war were unable to become a “speaking subject” in relation to their damage. In contrast to the testimony of men, women are still silent to their past affairs in the deep abyss despite the effort of Korean government to investigate them. Deep trauma may be a main cause. In order to heal such a powerful and deadly trauma, a process of looking into the roots and breaking the silence is required. Research on the damage suffered by women during the Korean War could be the first step towards this. Therefore, this article takes a critical ap- proach to the Korean Protestants’ victim discourse on the Korean War, and re- veals the silent cartel that blocks the testimony of women, a victim of the battlefie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