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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한국전쟁 체험 세대가 말년에 겪게 되는 시대 전환의 경험에 주목하면서 해당 세대에 속하는 작가들이 남긴 텍스트가 일종의 ‘문학적 자기 기술’로서 어떠한 사회적․문화적 의미를 지니는지를 고찰한다. 이 논문의 주된 문제의식은 평생을 바쳐 소설 쓰기에 전념한 몇몇 작가들이 말년에 이르러 그들의 소설이 시작된 시점인 ‘한국전쟁’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 논문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은 일찌감치 ‘전쟁’이라는 원체험을 자기의 문학적 근원으로 삼았던 대표적 작가인 박완서와 이청준이다. 분단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던 작가들이 1990년대에 접어들어 시대적 전환을 목격하며 한 세대의 일원이자 작가로서 자기의 삶을 반추하고 ‘문학적 자기 기술’을 시도한다는 점은 주의 깊게 관찰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정치적 역변과 문학적 변전이 급속하게 이루어졌던 1990년대에 ‘생애의 역사화’를 통해 ‘전쟁 세대’로서 자기를 재인식했고 이 과정에서 새롭게 대면하게 된 문학적 딜레마를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감당하고자 했다. 이 작가들이 말년에 남긴 글들은 전쟁에 대한 증언을 여전히 시도하면서, 동시에 자기 변호적 서사를 구축하는 일을 수행한다. 전쟁 서사를 씀으로써 자기 자신에 대해 서술하고 세대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작품은 냉전체제의 해체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던 역사적 전환의 시대에 특정 세대 작가들이 봉착하게 된 새로운 딜레마가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자, 그들이 가졌던 시대 인식의 논리와 모순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던 문화적 산물로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This paper illustrates the experience and consciousness of the Korean War generation, and examines the social and literary meanings by analyzing literary self-descriptions which had been written in their later years. The problem of this paper begins by asking why some writers, who devoted their lives to writing novels, tried to go back to the Korean War at their later years. This paper examines the representative writers who used the experience of Korean War as their literary genesis, such as Park Wan-seo and Lee Chung-jun. It is important to understand the fact that writers who had focused on the issue of division started to reflect on their lives as writers in the 1990s and try to describe themselves in the form of literary self-description. In the 1990s, when political and literary field had been changed rapidly, they recognized themselves as a “war generation” in terms of historicization of their lives, and tried to confront a new literary dilemma which could be correlated with generational gap. The writings left by these writers in their later years still attempt to testify of war, while at the same time constructing a self-defensive narrative. In this regard, their works are examples of historical dilemma confronted by the writers of the war generation, which indicated the historical transformation which had been triggered by the end of the Cold War. Furthermore, their work needs to be reinterpreted as a cultural product that implicitly contained the logic and contradictions of the perception of the times that the writers of the war generation h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