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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 분석한 <이공본풀이>는 ‘꽃불휘’로 불릴 만큼 작품 속에 등장하는 꽃의 의미가 중요하다. 실제 <이공본풀이>에는 악심꽃과 환생꽃 이외에 다양한 꽃들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기존 연구에서는 서사 전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악심꽃과 환생꽃 이외의 꽃들에 대해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각편에서 계속해서 등장하는 이 꽃들은 <이공본풀이>의 신화적 의미와 제의적 맥락을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잣대가 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꽃들을 계속해서 등장시키는 그 자체의 의미가 결국 이 신화가 갖는 근본적인 존재 이유와 맞닿는 부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공본풀이>는 呪花를 관장하는 이공신의 본풀이인 만큼 꽃을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된다. 그런데 이 꽃은 단순히 제의에서 활용되는 꽃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신화를 통해 신성한 서천꽃밭의 지배 질서를 속된 장자의 집으로 옮기는 모습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리 잡기’ 이론으로 보다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다. 자리 잡기는 ‘자리를 찾아-아버지의 자리-제자리에 놓기-자리 옮기기-자리 잡기’의 과정으로 신화 속의 聖所가 확산되는 양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실제 <이공본풀이> 역시 할락궁이가 부친인 사라도령의 꽃감관으로서의 지위를 계승하고, 꽃을 통해 성소의 지배를 장자의 집으로 옮기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단순히 할락궁이가 꽃감관으로 좌정하는 것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그 성소의 질서를 俗의 공간으로 옮겨 聖化시키는 것을 나타내는 데 중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사의 맥락과 관련 없는 모든 꽃이 동원되며, 새로운 지배 질서의 수립을 다양한 꽃을 통해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공본풀이>에 등장하는 다양한 꽃들은 실제 신화와 제의의 반복을 통해 신앙민들에게 體化되며, 신앙 체계 속에 단단하게 자리 잡을 수 있게 된다. 즉, 장자의 집으로 대표되는 모든 현실의 속의 공간은 이공신에 대한 제의를 통해 성화될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고 하겠다.


The meaning of flowers is most important in Igongbonpuri. Because various flowers appear in Igongbonpuri. However, in previous studies, only discussions about some flowers continued.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grasp the meaning of various flowers. This is because the continuously appearing flower is the reason for the existence of this myth. In Igonbonpuri, flowers move the order of the sacred space to the vulgar space. This can be summarized through the theory of 'To Take Place'. "To Take Place" is a theory about the spread of mythical places. In actual Igongbonpuri, ‘Hal-lakgung-i’ inherits his father's position. Later, the ruling order of the sacred space is moved to Jannja's house. In other words, the work isn't just about ‘Hal-lakgung-i’ becoming a god. The focus is on turning the secular space into a sacred order. That's why there are flowers with no context. As such, the flowers in Igongbonpuri are accepted by the believers through myths. Believers come to believe that all the real spaces represented by Jangja's house can be placed under God's contr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