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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곡은 『맹자』 전체가 양명의 학설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고 역설하였다. 그는 양명학의 핵심 경전인 『맹자』 중에서 <호연장> 해석에 남다른 열정을 기울였다. <호연장>은 비교적 간결하지만, 철학적 함의가 매우 풍부하다. 그래서 <호연장>은 『맹자』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많은 주석가들의 논쟁이 있었다. 또한, 맹자가 <호연장>에서 제시한 ‘집의’와 ‘양기’의 수양 방법은 양명학에서 강조하는 내재적ㆍ본체론적 수양 방법이다. 그러므로 하곡의 <호연장> 해석을 분석하여, 그 구조를 파악한다면, 철학적인 함의뿐만 아니라, 하곡의 학문이 지닌 특성까지 드러날 것이다. 본 연구는 먼저 하곡의 『맹자설』 <호연장해>를 조명하여, <호연장>의 내용과 구조가 ‘앎과 덕성의 합일’이라는 윤리학적 주제와 맞닿아 있음을 발견한다. <호연장>에 담긴 ‘앎과 덕성의 합일’은 양기를 말단으로 여기는 주자의 관점이나, 지언을 소홀히 여기는 양명의 관점에서는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반면에, 하곡의 <호연장> 해석에서는 앎이라는 지언 공부와 덕성 함양이라는 양기 공부가 마음 공부를 통해 관통하고 있다. 하곡은 심본론의 관점을 유지하면서도 지언을 마음 수양으로 도달하는 높은 경지로 파악하였으며, ‘물망’ㆍ‘물조’라는 끊임없는 후천적 노력의 중요성도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 본 연구를 통해, 성리학 일색의 조선 학문 풍토에서 양명좌파의 폐단을 우려하면서 주자학까지 비판적으로 수용하려는 하곡의 학문적인 섬세함과 담대함을 엿볼 수 있다.


The structure of “Haoran Chapter’s Explanation by Mencius” in Hagok and its ethical impl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