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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미투(#MeToo) 운동의 관점에서 <쌍화점>을 권력형 성추문의 서사로 파악하였다. 선행 연구에서는 발생한 사건을 성추행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설령 발생한 사건을 성추행으로 접근하더라도 화자의 어조 등을 근거로 하여 화자가 사건을 성추행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다수를 이룬다. <쌍화점>에 제시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연구자의 해석 영역으로 남겨진 측면이 많기에 이러한 해석은 허용될 수 있다. 그러나 <쌍화점>에서 발생한 사건을 성추행의 관점에서 일관되게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쌍화점>을 권력형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이후 성추문으로 확산되는 과정이라 해석하였다. 발생한 사건은 화자(A)가 삼장사 주지에게 손목을 잡힌 행위이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확정적 진술은 작품 문면에 드러나 있지 않다. 화자가 사건을 진술하며 사건에 대한 태도를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손목을 잡힌’ 사건은 성추행부터 남녀 간의 정사로까지 다양하게 해석된다. 선행 연구에서는 화자의 태도 없음을 화자가 사건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신호로 해석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성추행 피해자가 보이는 가장 일반적 대응이 ‘침묵’이며 사건을 진술해야 하는 경우 담담한 어조로 진술한다는 점을 간과한 해석이다. <쌍화점>에서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화자가 취하고 있는 행위의 특징은, 자신이 직면한 사건에 대한 입장을 직접 드러내는 대신 사건이 소문으로 확산될 것을 더 걱정한다는 점이다. 성 스캔들이 발생하여 소문으로 확산되는 경우 소문의 언어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이냐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사건을 당한 당사자로 자신이 당한 행위가 다른 이들에게 알려졌을 때 자신에게 가해질 비난, 오명, 낙인 등을 예상하였다면, 사건이 왜곡되어 성추문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화자의 대처는 지극히 자연스럽다.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는 사건을 전해들은 이(B)의 발화로, 이 발화야말로 <쌍화점>이 지닌 성추문의 확산적 성격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B는 앞서 일어난 사건의 성격에 대한 확신과 평가 등을 내포한 발화를 통해 자신도 A가 경험한 사건의 당사자가 되고 싶다는 의사를 표출하고 있다. B의 발언 속에서 A의 발화는 깡그리 무시된 채, “긔 자리”에서 남녀 간의 정사가 발생하였다는 판단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로 전제되어 있다. 성추행 사건이 소문으로 확산된 것으로 작품을 해석하는 관점에서는 “긔 잔티 거츠니없다.”는 B와는 또 다른 제3의 화자인 C가 성추문을 전해들은 이후 성 스캔들의 성격을 남녀 사이의 정사로 단정 짓고, 해당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판단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 속에서 C의 발언은 B의 발언에 이어 성추문의 확산 과정을 드러내는 사례로 파악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쌍화점>은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성추행에 휩싸인 피해자가 성추행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성 스캔들을 대하는 다중의 태도와 성 스캔들이 소문으로 형성되는 과정, 즉 성추문의 확산 과정 등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으로 해석할 수 있다.


In this paper, I interpreted the "Ssangwhajeom" as a narrative of a powerful sexual scandal from the viewpoint of a #MeToo movement. In previous research, there are relatively few views interpreting incidents as powerful sexual scandals, and there are a number of opinions showing that the speaker does not regard the incident as a sexual scandal based on her tone even when she is approaching the scandal. This interpretation is possible because not enough information is presented in the "Ssangwhajeom" and there are many aspects left up to the interpretation of ​​the researcher. The incident occurred when the speaker's wrist is caught by a priest. The speaker does not reveal her position on the sexual scandal she has experienced. She worries that the incident will be distorted and spread as a sex scandal. In the words of a third person who reported this case, it can be seen that the sexual harassment experienced by the speaker has been transformed into a sex act under mutual agreement "Ssangwhajeom" can be interpreted as a work that clearly shows the attitude of women surrounded by sexual harassment regardless of their intentions, multiple attitudes toward sex scandals and how rumors spread around such scand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