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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per attempts to read Octavia E. Butler’s science-fiction trilogy, Lilith’s Brood (2000), through the intersecting polemics of postfeminism and posthumanism and argues how Butler not only presents a new notion of the Medusa that challenges, or supersedes, the mythical, psychoanalytical, and feminist readings of the Greek nonhuman being, but also seems to suggest the impasse or dilemma that we face in our envisioning of the “posthuman.” The “Un-Human” Medusa that Butler presents in her trilogy helps us to re-apprehend the idea of “human” and, thereby, offers conceptual difference and distance from already-constituted notions of the Human. The unsettling laugh of the interstellar Medusa presents us a mode of existence that courses through and across bodies, both individual and collective, and illuminates how the posthuman state of being can be an ad hoc combination of human-nonhuman assemblages in which the mode of existence ceases to be seen as operating according to linear narratives of progress towards a fixed endpoint.
본 논문은 포스트페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의 교차 논법을 통해 옥타비아 버틀러의 SF 삼부작 『릴리스의 아이들』(2000)을 분석함으로써, 메두사 신화에 대한 기존의 신화적, 정신분석학적, 혹은 여성주의적 해석을 비판 혹은 대체하는 새로운 읽기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버틀러의 삼부작은 인간과 메두사를 닮은 외계인의 교류를 보여주며, 이들의 결합으로 탄생하는 새로운 포스트휴먼 존재들이 지닌 잠재력과 딜레마를 동시에 짚어낸다. 버틀러는 작품을 통해 등장인물들이 실천하는 다양한 종류의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데, 특히 외계인들이 자신들이 지닌 뱀모양의 촉수와 체액을 이용해 실천하는 “글쓰기”는 남근 이성 중심주의에 기반한 서구의 이분법적 재현 관습으로부터 벗어난 새로운 “글쓰기”의 가능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상징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나아가, 외계인과 인간의 결합으로 탄생하는 “탈인간화 된” 메두사의 형상을 지닌 존재들은, 마찬가지로 이분법적 인식론에 기반을 둔 인간중심적 세계관을 넘어서는 포스트휴먼적 존재 방식의 가능성을 타진하게 한다. 한편, “탈인간화 된” 메두사들을 통해 제시되는 주체 및 자아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우리로 하여금 전통적으로 이해해 온 인간 존재론의 범주를 넘어 새로운 포스트휴먼 인식론의 틀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경험론에 기반한 휴머니즘의 인식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나아가 인간과 비인간의 결합으로 태어난 포스트휴먼 존재는 독립된 자아의 개념을 가지기 불가능할 정도로 불안정하고 모호하다. 이와 같이 작품을 통해 버틀러는 전통적인 휴머니즘의 인식체계를 벗어나 존재하는 포스트휴먼의 주체와 몸이 지니는 가능성과 문제점들을 함께 제시하며, 식수의 여성적 글쓰기가 촉구하듯이, 하나의 도착 지점을 향하는 것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탈인간적 글쓰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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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아 버틀러, 『릴리스의 아이들』, 포스트휴머니즘, 탈인간, 메두사, 포스트페미니즘, 여성적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