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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20세기 시인들의 한시 국역 양상과 관련해, 특히 1940년대에 이루어진 한시 국역 현상에 대해 자세히 고찰한 것이다. 김억, 양주동, 이병기, 박종화, 정태진에 의해 한시 국역시집이 적극적으로 출간되면서 1천여 수가 넘는 한시가 국역되었다. 그 이전의 한시 국역 경향에 비해 1940년대 시인들의 한시 국역 양상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첫째, 20세기 어느 시대보다 가장 많은 ‘시인’이 가장 많은 수의 한시를 국역하였다. 특히 이전에 신문이나 잡지에 몇 수 실리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국역시집 형태로 적극적인 한시 국역시 작업을 보여주었다. ≪支那名詩選≫ 1·2집, ≪同心草≫, ≪꽃다발≫, ≪夜光珠≫, ≪금잔듸≫, ≪玉簪花≫, ≪아름다운 강산≫의 8권에 한시 1078수를 국역하였다. 일부 중복되는 한시도 있지만 김억은 동일한 한시를 3행시와 4행시의 2가지 방식으로 국역해서 국역시는 이보다 더 많다. 둘째, 원시(原詩)의 특징과 관련하여, 이전 시대보다 한국 한시를 더 적극적으로 국역하였다. 또한 남성 한시보다 여성 한시의 국역이 더 많이 이루어졌고, 한국 여성 한시는 조선시대의 것이 많다. 남성 한시는 장편 고시도 적지 않으나 여성 한시는 절구가 압도적으로 많다. 내용적으로 님, 고향, 나라에 대한 그리움 등 어느 시대적 상황에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를 많이 다루고 있다. 셋째, 국역시의 형식과 관련하여, 장편 고시나 일부 절구도 다연체로 나누고, 원시(原詩)보다 행수가 더 많게 하면서 시인의 해석과 감상을 적극적으로 담아 국역하였다. 이병기와 박종화는 특정 율격의 지향을 보이지 않았지만 양주동은 2음보, 김억은 3음보와 4음보, 정태진은 4음보 등의 음보율을 지향하고 있다. 김억의 경우에 여성 한시는 3.4.3.4/ 3.4.3.4/ 3.5.4.3의 음절수를 맞추는 시조화를 보이고, 정태진도 음절수는 다르지만 일부 4음보 3행의 시조화를 보인다. 원시의 제목을 우리말로 국역하는 경우가 많고, 우리말 구어의 감탄사, 대화체 등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1940년대 시인들의 전통 한시 국역 양상은 동시대 일반 독자들 누구나가 한시를 읽을 수 있도록 우리말로 바꾸어 한시의 ‘한국 현대시화’를 꾀하고자 하였다. 원시를 보존하고 전하고자 하기보다는 전통 한시와 수용자의 시대가 공유할 수 있는 정서를 중심으로 당대인이 이해가능한 우리말 시가 되게 하였다. 또 1930년대까지 보여진 한시의 노래화가 1940년대에도 전통 율격을 통해서 지속되었으나 해방 이후 정태진과 김억의 경우에는 음절수 고정으로 부르는 노래보다는 읊거나 보는 시문학으로의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문학사적 특징 외에 1940년대 다섯 시인이 보여준 한시 국역은 일제 탄압이 더 강해진 때에 시인으로서의 고민과 저항을 보여준 현상으로서의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다.


This study is on the Korean language translation of traditional hansi in the 1940s by Kim Eok, Yang Ju-dong, Lee Byung-gi, Park Jong-wha, Jeong Tae-jin. There were more than 1000 Korean translated poetry of hansi in 8 anthologies. The specific aspects are as follows. First, More poets than other times have translated more poetry, especially as a book of anthology. They translated 1078 poetry in ≪Chinese Famous Poetry Anthology≫ 1·2, ≪Grass of Same Heart≫, ≪Flowers≫, ≪A Gem that Emits Light at Night≫, ≪Golden Grass≫, ≪Plantain Lily≫, ≪Beautiful Land≫. Second, they translated Korean traditional hansi and female hansi more than Chinese hansi and male hansi. Most Korean female hansi are quatrain and Joseon dynasty's. The contents are on yearning of lovers, hometown, country, so the theme can be sympathized to the general receivers of that times. Third, they translated into several stanza and longer than original poetry to express poets' feelings. Lee Byung-gi and Park Jong-wha did not show special rhythm, but Yang Ju-dong showed 2 feet of metre, Kim Eok 7.5 syllables and 3 feet and 4 feet of metre, Jeong Tae-jin 4 feet of metre. Kim Eok and Jeong Tae-jin translated into Sijo, especially Kim Eok exactly matched the syllables of 3.4.3.4/ 3.4.3.4/ 3.5.4.3 of Sijo. And they translated the title and words into Korean spoken language as like exclamation and dialogue. Therefore we can conclude that they translated hansi to be Korean modern poetry to be general people in 1940s can be understand and read in Korean not to preserve original traditional hansi. It is continued in 1940s that the efforts to make hansi into songs until in 1930s. But the case of Kim Eok is the limit of translated poetry of hansi in the point of formal fix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