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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라 레스뜨레뽀의 『정신착란』은 콜롬비아의 광기어린 현대사를 들추어낸다. 이 작품은 1980년대 콜롬비아를 혼돈의 시대로 몰아간 마약 왕 빠블로 에스꼬바르와 주변인물에 주목한다. 이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어는 ‘광기’와 ‘부조리’다. 작가는 아구스띠나의 광기의 연원을 파헤치면서 당시 콜롬비아 사회에 만연했던 폭력의 문제와 함께 인간성의 황폐화, 인간 존엄의 상실, 소비지향주의, 가정폭력, 젠더의식의 부재 등의 문제도 제기한다. 아구스띠나의 가족사 이야기에 마약, 돈 세탁, 부정부패, 부조리, 폭력 등 콜롬비아의 사회적 문제들을 동시에 다루면서 작품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추리소설 형식의 이 소설은 콜롬비아가 처한 광기어린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부조리하고 어지러운 사회상을 반영하기 위해 작가는 순행적이지 않은 시간구조를 보여준다. 과거시제와 현재시제가 교차하는 서술기법으로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과 사회의 모습을 표현한다. 여기에 작가는 모든 인물들의 의식의 흐름을 쫓아가면서 어지러운 세상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등장인물도 1인칭과 3인칭이 이리저리 뒤바뀌면서 서술, 독백, 대화체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인용부호 없는 대화체의 전개는 이런 혼란을 극대화한다. 작가는 콜롬비아의 실제 현실과 소설 속에 창조된 세계와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글쓰기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본고에서는 폭력을 야기할 수도 있는 개인과 집단의 욕망과 광기가 이 소설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표출되는지 살펴보려 한다.


The novel Delirio of Laura Restrepo discovers the contemporary history of Colombia. The key words that describe this novel are ‘Madness’ and ‘Absurdity’. They also raise problems such as the destruction of human nature, loss of human dignity, consumption orientation, domestic violence, and the lack of gender awareness. The author uses various writing strategies to maintain consistency between Colombia's reality and the world created in the novel. The time frame of this novel is also not linear. The epic structure that deals with social issues simultaneously in the story of family history enriches the work. It follows the stream of consciousness and portrays a chaotic world. The development of dialogue without quotation marks maximizes this confusion. In this paper, I will examine how individual and collective desires and madness are formed and expressed in Delir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