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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인간 본성과 그 사회적 실현이라는 논제에 관한 루소와 양명의 교의를 비교·검토하고, 이로부터 제기되는 교육적 시사를 다루고 있다. 루소와 양명의 본성은 다음의 네 가지 측면에서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양명의 본성 이해가 일원적임에 비하여 루소는 다원적이며 입체적인 본성관을 드러내고 있다. 둘째, 양명과 루소는 본성은 각각 純善과 兼善惡이라는 점에서 차별을 보인다. 셋째, 양명과 루소의 본성은 본성이 지닌 운동성에서 차별을 보인다. 넷째, 루소와 양명의 본성은 본성의 소여 양태에서 차별을 드러낸다. 이와 같은 인간 본성에 대한 루소와 양명의 차별성은 교육에 있어 규제와 계발이라는 관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I. 서언 적어도 교육의 범주에 한정할 때, 인간 본성에 관한 탐구를 촉발하는 요인은 본성 자체에 대한 순수한 지적 호기심이라기보다 그것에 내재한 몇 가지 기능들에 기인한다 볼 수 있다. 인간 본성에 관한 논의가 갖는 기능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기술적 기능으로, 이는 인간 본성의 규명을 통해 종(species)적 분류에서 드러나는 인간만의 독특한 특성을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가 하면, 규범적 기능 역시 인간 본성에 관한 논의를 촉발하는 요인이 된다. 특정 행위의 허용 여부, 혹은 바람직한 가치지향에 관한 규준을 인간 본성에 관한 논의가 제공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다. 이때 규범적 기능은 교육의 목적 지향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되며, 기술적 기능 역시 교육의 내용 및 방법에 관한 일반이론에 기여하게 된다. 즉 기술적으로 보건 규범적으로 보건 인간 본성에 관한 교육적 논의의 귀결은 결국 인간형성을 바탕으로 집약되는 바, 여기에서 교육적 귀결로서 인간형성이라 함은 인간의 존재양태에 관한 체계적인 관점으로서, 이 관점들에는 인간존재에 대한 인식내용과 방법은 물론, 인간에 대한 가치론적 전제와 의미 등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다인간 본성의 규명은 수많은 논리적·경험적 오류를 감수하고서라도 교육실천 이전에 반드시 수행되어야 하는 작업인 것이며, 더불어 본성의 사회적 실현에 관한 논리 역시 실천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이 글은 인간 본성과 그 사회적 실현이라는 논제에 관한 루소와 양명의 교의를 비교·검토하고, 이로부터 제기되는 몇 가지 교육적 시사를 다루고자 한다. 다만, 논의에 앞서 양명 사상의 선명성을 드러내기 위한 보색의 악역을 왜 하필 루소로 하여금 담당하게 하였는가에 대해 다소간의 첨언이 필요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언급할 사항은 현대 교육학에서 차지하는 루소의 비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현대 교육학에서 인간 본성에 관한 대다수의 논의는 대체로 루소를 시발로 삼고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함의가 포함되는데, 우선 인간형성과 관련한 교육적 논의에서 루소의 사유를 결코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루소의 본성론이야말로 당대 이전과 구분되는 획기적인 변곡점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근대 이전까지 인간 본성은 관념철학의 영향으로 본질, 혹은 무한자로부터 유래한 개체의 속성이라는 일종의 양상론(mode-theory)의 범주에서 다루어져 왔다. 그러나 근대 자연법 사상의 발달로 보편자로서의 질적 속성이 아닌 인간만의 종적 특질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으며, 루소는 이러한 자연법 사상의 정점에서 인간 본성의 규명은 물론 본성과 사회성의 상관에 관한 설득적인 논의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루소와 양명의 비교를 통해 동서양교육사상의 비교에서 드러나는 오해의 소지에 대해 해명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루소는 성선의 입장을 제기한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맹자 등과 같은 동양의 성선설과 유사한 구조로서 파악하는 견해가 적지 않다. 양자 모두 本具純善의 善端을 전제하고 있으며, 본성과 사회성의 상관에 관한 논의를 마음의 확장성에 근거하여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자의 관견에 의할 때, 루소의 교의는 兼善惡의 본성과 이것의 질적 개조로서 파악할 수 있으며, 이로써 순자에 보다 근접한다 할 것이다. 즉, 맹자의 지류에서 본구순선의 본성을 제기한 양명과의 비교를 통해 그간 루소에 대한 곡해의 여지를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세 번째는 양명 본성론을 드러내기 위한 적절한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양명의 교의에서 드러나는 본성의 질성과 소여 양태, 그리고 본성의 확장을 통한 사회성의 실현에 관한 구체적인 반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술한 바에 따라 이하에서는 루소와 양명의 본성관을 각 사상가가 제기한 본성에 관한 논의 중, 특히 본성의 의미와 본성의 사회적 실현이라는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This study compares and examines Rousseau and Yang-Ming’s thought on the subject of human nature and its social realization, and deals with the educational implications that arise from it. The nature of Rousseau and Yang-Ming reveals differentiation in the following four aspects. First, Yang-Ming’s understanding of nature is unified, and Rousseau maintains a pluralistic nature. Second, Yang-Ming and Rousseau discriminate in terms of their nature as pure goodness and good and bad. Third, the nature of Yang-Ming and Rousseau discriminates against the mobility of nature. Fourth, Rousseau and Yang-Ming reveal discrimination in the form of sonship of nature. The differentiation between Rousseau and Yang-Ming on human nature is revealed in terms of regulation and enlightenment in edu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