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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의 목적은 육사의 시와 중국문학의 상호텍스트성을 밝혀봄으로써 육사의 시를 보다 정밀하게 읽는 데에 있다. 기존의 연구는 육사 시 안에 나타난 서지마(徐志摩), 곽말약(郭沫若), 노신(魯迅), 고정(古丁) 등 중국 현대 작가․시인의 작품에 대한 수용양상 연구가 있었다. 비단 현대작가뿐만 아니라 고전 한시의 시형, 작시법, 시상 전개방식을 어떻게 섭수하였는지에 대해 연구해왔다. 또한 杜甫 등의 한시에 나온 ‘青袍’, ‘白馬’ 이미지와 연관시켜서 육사의 「青葡萄」에서 나온 “青袍를 입고 찾아온다고”했던 ‘손님’의 은유적 의미를 밝혀보려는 연구도 진행되었다. 그중에서 중국 현대작가에 대한 육사의 수용양상 연구는 재고할 만한 부분이 다분히 발견되었다. 육사 시와 고전한시의 상호텍스트성 연구는 여태까지 주로 큰 틀에서 전개된 거시적인 연구이며 구체적인 시구 또는 시작품을 대상으로 한 면밀한 연구와는 아직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다. 필자는 그 동안 연구자들의 주목을 제대로 받지 못한 「青葡萄」의 3연의 전반적인 시상을 李白의 「望天門山[천문산을 바라보며]」, 「行路難(행로난)」 등의 작품과 연결시켜서 웅대한 기백과 낭만적인 뉘앙스를 돋보이는 주행(舟行)장면 묘사에 초점을 맞춰서 그 상호텍스트성을 고찰해 보았다. 육사가 한시를 비롯한 한문학에 대한 깊은 조예를 가진 시인임을 상기할 때 필자는 「青葡萄」에 나온 ‘손님’이라는 시어․이미지의 한자어 표기인 ‘客(객)’과 ‘고달픈 손님’의 한자어 표기인 ‘倦客(권객)’에 주목하였다. 「青葡萄」에서의 ‘손님’은 단순한 ‘손님’ 대신 ‘나그네’라는 의미가 다분히 깔려있다고 생각된다. 비단 「青葡萄」에서뿐만 아니라 육사의 다수 시편에서 ‘나그네’로서의 ‘客(객)’이라는 이미지가 돋보인다. 따라서 필자는 고전 한시에서 빈번히 나타난 ‘客(객)’이라는 이미지와 육사의 다수 시편에서 부각시킨 ‘客’ 이미지를 연계하여 육사 시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지평을 열어보고자 하였다. 김학철과 도진순은 「青葡萄」에서의 ‘青袍’라는 이미지를 杜甫 등의 한시와 연관시켜서 ‘青袍’를 입은 ‘손님’의 은유적 의미를 밝혀보았다. 그들의 주장에 의하면 육사는 고전한시에서 ‘青袍’로 표상되는 ‘반역자’라는 의미를 「青葡萄」에서 인용․변용시켰다. 즉 ‘青袍를 입고 찾아온다고’했던 ‘손님’이 “일제 통치에 맞서 투쟁하는 항일투사”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라는 주장이다. ‘青袍’에 주목하여 전개된 그들의 연구 성과를 참고하는 한편 필자는 ‘손님’의 한자어 표기인 ‘客’에 주목하였다. 또한 육사의 한시 「晚登東山」에서 나온 ‘歸舟(귀주)’라는 이미지와 연관시켜서 「青葡萄」의 ‘손님’을 독립투사를 비롯된 유랑살이를 하는 존재 또는 ‘내 고장’으로 돌아올 사람이라고 해석하였다. 단 ‘고달픈 손님[倦客]’과 ‘나’를 “분열된 한 영혼의 양면”으로 본 기존의 견해는 재고할 만하다고 본다. 육사의 시를 전반적으로 읽을 때 그가 과거지향성도 미래지향성도 아닌 현실세계에 확실한 삶의 근거를 두고 살아온 시인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青葡萄」에서의 ‘손님’이 시인의 분신이 아니라 시인과 유사한 정체성이나 삶의 경험을 가진 벗일 가능성이 클 것이다. 고전한시에서의 ‘客’이라는 시어도 시인과 비슷한 신세․정체성의 벗을 지칭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本研究旨在通過闡明陸史詩與中國文學的互文性,以对其诗歌進行精细化解读。此前的相關研究包括陸史對徐志摩、郭沫若、魯迅、古丁等中國現代詩人作家作品的受容研究,陸史詩在诗形、创作手法和构思方式等方面對古典漢詩的受容研究。此外还有結合杜甫等的漢诗中的 ‘青袍’、‘白马’ 意象,对陆史的「青葡萄」一詩中 ‘身穿青袍而來’ 的 ‘客’ 的隱喻意義進行的探究。通過先行研究发现, 陆史詩对中国现代作家的受容研究中有几点需要重新考究;陆史诗与古典汉诗的互文性研究至今主要是在大框架内展开的宏观研究,與以具体诗句或诗篇作为对象的精细化研究还有相当一段距离。笔者将此前未受到研究者们足夠关注的「青葡萄」的第3段與李白的「望天門山」和「行路難」等詩作結合起來,聚焦于透著雄偉氣魄和浪漫氣息的舟行場面描寫,考察了陸史詩與李白詩的互文性。 考慮到陸史是一位對漢詩等漢文學有著較高造詣的詩人,筆者格外關注「青葡萄」中 ‘손님’ 這一詩語兼意象對應的漢字標記 ‘客’、‘고달픈 손님’ 對應的漢字標記 ‘倦客’, 認為「青葡萄」中的 ‘손님’ 並非單純地指代 ‘客人’,還包含有 ‘遊子’ 的含義。不僅是「青葡萄」,陸史的多數詩篇都刻畫了 ‘客’ 這一意象。因此,筆者將古典漢詩中頻繁出現的 ‘客’ 意象與陸史的多數詩篇中塑造的 ‘客’ 意象聯繫起來,以進一步拓展陸史詩歌理解的地平線。 金鶴哲和都珍淳結合杜甫等的漢诗中的 ‘青袍’、‘白马’ 意象,对陆史的「青葡萄」一詩中 ‘客’ 的隱喻意義進行了探究。他們認為,陸史在「青葡萄」中引用和變用了古典漢詩中有著‘逆賊’含義的 ‘青袍’ 意象,即‘身穿青袍而來的客’是反抗日本帝國主義統治的抗日志士的隱喻表達。筆者一方面參考他們聚焦于 ‘青袍’ 所作的研究成果,另一方面關注 ‘손님’ 對應的漢字詞 ‘客’,並結合陸史的漢詩「晚登東山」中的 ‘歸舟’ 意象,指出「青葡萄」中的 ‘손님’ 是獨立志士為代表的過著流浪生涯的一類人,或是回‘我的故鄉’的人。但是,筆者認為將‘倦客’和‘我’視為 “一個分裂的靈魂的兩面” 的觀點需要重新考究。因為整體上閱讀陸史的詩歌可以確知,他既非過去指向性,也非未來指向性,而是將生活的根基扎根于現實世界的一位詩人。因此,「青葡萄」中的 ‘손님(客)’ 不是詩人的分身, 而極有可能是與詩人有著類似身份特徵或生活體驗的友人。古典漢詩中 ‘客’ 這一詩語也常常指代與詩人身世、身份相似的友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