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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근현대 한국어 문법의 확립 과정에서 산견되는 일본어와의 언어적인 교섭 양상을 구명하려는 연구 가운데 하나로 1909년 유길준이 간행한 『大韓文典』을 여러 이본들의 완정본으로 보고 여기에 등장하는 품사명의 도입과 정착의 일면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일본 明治기 간행 일본어문법서 26종을 대상으로 비교, 대조하였다. 구체적으로는 강복수(1979)와 김민수(1986)에서 본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지적된 일본어문법서들을 포함, 유길준이 직접 일본을 경험하는 1881년을 기준으로 그 이전부터 본서가 간행되는 1909년 2월까지의 시기를 중심으로 明治기 일본에서 간행된 주요 일본어문법서들을 수합, 조사하여 여기에 출현하는 품사명을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본서에 사용된 여덟 개 각 개별 품사가 일본어문법서에서는 어떠한 명칭으로 등장하고 또 어떠한 변화를 거쳤는지 살펴보았다. 조사 결과 근현대 일본어문법 체계의 근저에는 江戸기부터 뿌리 깊게 관여한 서양문법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江戸기 서양문법서에 나타난 품사명의 일본어 번역 표현 가운데에는 明治기를 거쳐서 현대에 이르는 종류가 적지 않았다. 그리고 1868년 明治維新 이전까지의 19세기 초, 중반에 걸쳐 번역된 서양문법서의 일본어 품사명 양상은 ‘-言, -詞, -辭’의 혼용과 경합의 양상이 적지 않았고 ‘體言’과 ‘用言’식의 국학류와 ‘개별 품사’식의 양학류 분류의 혼재 및 절충 속에서 자립성분을 ‘詞’로, 부속성분을 ‘辭’로 체계화 시켜가는 모습을 보이며 결과적으로는 無形의 언어 체계가 有形의 문법을 통해 구조적, 용어적으로 확립, 정착되는 국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하여 본서의 품사명은 그 체계와 더불어 三矢重松의 高等日本文法(1908)과 가장 밀접한 일치를 보이는 가운데 이본의 ‘副詞, 感嘆詞’를 포함하여 ‘名詞, 代名詞, 動詞, 形容詞, 接續詞’의 경우, 江戸기 서양문법서를 통하여 일본어 번역어로써 이미 출현하고 있었으며 ‘助動詞’와 ‘感動詞’의 사용은 大槻文彦 및 그의 절충문법을 반영한 문법서들을 통해 나타나고 있었다. ‘添附詞’는 江戸와 明治기 일본어문법서와 歷代韓國文法大系를 통하여 조사해 본 해당 시기 한국어문법서에서도 등장하지 않은 품사명으로써 현재까지는 ‘부사(副詞)’에 대한 유길준의 독자적인 조어표현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