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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와 17세기, 르네상스와 고전주의, 앙리 4세의 통치기간과 루이 14세의 통치기간은 어떤 관련성을 갖는가? 앙시앙레짐(구체제)하의 정치문화와 문화정책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본 논문은 이와 같은 질문들에 답하고자 먼저 1부에서는 루이 14세의 통치 방식을 특징짓는 이론들(제한군주제와 절대군주제, 이성의 국가État de raison 와 국가이성raison d’État, 콜베르주의와 국경확립pré carré)과 정치(중앙집권화, 관료주의, 일부 의원들로 제한된 협의체제)를 다루었다. 이어서 2부에서는 루이14세가 어떤 방식으로 고전주의와 문화 기관들(아카데미 프랑세즈, 왕립회화조각 아카데미, 파리 오페라, 주변국에 프랑스의 위신을 드높이기 위해 창설한 최초의 외교기구)을 독점했는가를 살펴보았다. 문화 영역에서 루이 14세는 연극의 주체이자 배우, 동시에 연출자이면서 출자자였다. 이처럼 그는 절대주의의 «연극화»를 실현해나갔다. 본고에서는 이 절대주의의 «연극화»라는 개념을 다음의 4가지 각도에서 새롭게 조명해보고자 하였다. 첫째, 루이 14세는 정치뿐만 아니라 문화 분야에서도 마치 신이 우주를 창조하듯, 스스로를 예술을 창조하는 존재 아니면 예술의 창조를 적어도 통제하는 존재로 여겼다. 둘째, 루이 14세는 경제와 정치에 적용한 정책들을 문화에 동일하게 적용했다. 즉, 당대의 아카데미들과 예술적 기획들은 오로지 왕의 규정을 따르는 것은 물론 절대적인 왕의 후원과 지휘 하에 이루어졌다. 셋째, 이 «연극화»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주변국에까지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자신의 통치력이 약해지는 것을 감추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되었다. 마지막으로, 루이 14세가 당대의 프랑스가 지니고 있는 상징적인 영향력과 정치, 경제적 영향력 간에 벌려놓은 격차는 결국 오늘날 그가 후세에 남겨놓은 주요 유산이자 21세기 프랑스를 특징짓는 요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