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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여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를 계기로 형성된 반개신교 담론은 그간 간과되었던 한국 사회의 종교적 긴장을 여실히 드러내주었다. 이 글은 그러한 갈등이 한국 현대사가 노정한 전통-현대의 갈등 위에 전통 종교-개신교 간의 의미 갈등이 중첩되어 나타난 필연적 결과라고 해석한다. 갈등의 씨앗은 유교를 필두로 한 전통 종교의 의미가 문화적으로, 제도적으로 개신교에 의해 도전받고 근간이 흔들리면서부터 싹트기 시작했다. 종교 지형 면에서 한국의 지난 반세기는 전통 종교에게 소외와 레상티망(ressentiment)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과정이었다. 그것은 전통 종교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의 의미와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당하는 부정적 경험의 과정이기도 했다. 바로 이러한 조건이 그간 암암리에 한국 사회의 종교적 긴장을 키워왔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불씨가 주어질 때 크고 작은 갈등으로 터져 나올 수 있는 일종의 화약고 같은 것이었다. 여기에 불을 붙인 극적인 계기가 바로 아프간 피랍 사태였다. 종교적 갈등은 매우 예민한 문제일 뿐 아니라 잠재된 폭발력 또한 높다. 종교는 개인과 집단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삶의 의미를 제공하는 가장 원초적인 의식 기제이기 때문이다. 종교 간의 핵심 의미가 부딪힐 때 그 갈등이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는 세계사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이 점에서 다문화사회로의 전환기에 있는 한국 사회는 특히나 종교 갈등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슬기로운 해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둘러싼 일련의 긴장 상황이 이러한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Anti-Protestantism discourse which had began with the kidnapping of Koreans in Afghanistan in 2007, revealed religious conflicts being overlooked in Korean society. This research argues that the conflict is the sequent of semantic conflict between traditional religion and Protestantism. The tension began with the cultural and institutional challenges of Protestantism to the meaning of traditional religion like Confucianism. In terms of religion, for the last half century in Korea, traditional religions have encountered with alienation and ressentiment continuously. From the viewpoint of traditional religion, it has been the pessimistic experience of defamation of meaning and identity. That is what has have religious conflicts in Korean society increase tacitly. It is like an explosive warehouse which is vulnerable to explode with fire. The kidnapping has ignited a fire dramatica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