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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김동리의 비평집 문학과 인간을 대상으로 삼아 그의 비평이 지니는 ‘낭만주의’ 미학과 ‘반근대주의’ 담론을 규명하고자 했다. 그의 비평은 근대의 과학적 세계관과 그 분열적 삶의 양상들을 거부하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했다. 이것은 그의 비평이 근대 이전의 신화적이고 서사시적인 세계로 회귀하고자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의 비평을 ‘반근대주의’로 판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근거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가 강조했던 ‘문학의 자율성’은 근대의 자율화 원리를 철저하게 수용하는 데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다만 한국 문학의 특이한 정치적 담론장의 메커니즘에서 산출된 것이라는 점에서, 그의 비평을 ‘미적 근대성’의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은 ‘針小棒大’의 결과를 면하기 어렵다. 또한 서구 중심적 보편주의와 제국주의의 문제를 배제하고 있는 그의 비평을 ‘근대초극론’의 일환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한 의미 부여이자 일면적인 평가에 불과하다. 김동리 비평의 미학적 특질은 낭만주의의 상반된 측면인 ‘analogy’와 ‘irony’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으로 결론내릴 수 있으며, 그것의 세계관적 좌표는 근대의 과학과 그 분열상에 대한 반대로 특징지어지는 전통 지향적 ‘반근대주의’로 명명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김동리의 ‘근대의 극복’ 논의가 실현 불가능한 논리적 과장을 지녔으며, 결국 이론적 딜레마에 봉착하고 말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A study on the romantic aesthetics and a discourse of anti-modernism in Kim, Dong-Ri's criticism Lee, C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