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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은 서울, 전주에 다음가는 방각본 출판지였음에도 불구하고, 고전소설에 치우친 그간의 연구는 안성판 방각본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내리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현전하는 안성판 방각본 36종의 현황을 제시한 다음, 안성판 방각본 출판의 전개와 그 특성을 살펴보았다.방각본 출판이 있기 전, 안성의 도기서원(道基書院)에서는 일찍이 주자대전(朱子大全)과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을 목판으로 간행하였는데, 이와 같은 출판 경험이 안성판 방각본이 나오게 된 문화적 바탕이 되었다.안성에서 방각본 출판을 시작한 곳은 동문리로, 당시 간행한 방각본에는 모두 ‘안셩동문이신판’이라는 간기가 있다. 동문리에서는 서울에서 아주 인기가 있었던 <홍길동전>, <조웅전> 등의 영웅소설과 <춘향전> 등의 판소리계 소설을 중심으로 출판 대상 작품을 선정하고, 이를 번각한 것을 주로 간행하였다.1910년대에 들어서는 박성칠이 기좌리에서 북촌서포와 박성칠서점을 운영하면서 안성판 방각본의 출판을 계속하였다. 박성칠은 동문리에서 간행한 서적 등의 판목을 인수하여 이를 인행(印行)한 다음 판권지만 새로 붙여서 판매하였다. 그리고 고전소설 외에도 통감절요와 계몽편언해, 그리고 동몽초독과 같은 초학자용 학습서도 간행하였다.1920년대에 들어와서는 박수홍, 장이만, 이정순 등이 방각본 출판에 종사하였다. 이 시기에는 고전소설이 한 편도 간행되지 않은 대신 초학자용 학습서와, 실용서적이 많이 간행되었다. 이중 인쇄 기술자로 방각본 출판을 시작한 박수홍은 서울의 정은채와 함께 방각본을 공동으로 출판하였으며, 장이만은 주소를 서울로 옮겨 안성판 방각본을 발행하였다. 이는 안성판 방각본의 본격적인 서울 진출이라고 하겠다. 한편 이정순은 박성칠서점의 판목을 일부 인수하여 방각본을 간행하였으며, 박수홍이나 장이만과는 달리 서울로 진출하지 않고 안성에서만 활동하였다.안성판 방각본 출판의 첫 번째 특성은 출판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안성판 방각본 출판업자들은 서울 등에서 대중성이 확보된 서적을 선별하여 출판하거나, 다른 곳에서 새긴 판목을 인수하여 이를 인행하였다. 그리고 판매망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의 출판업자와 공동출판을 하거나 서울에 유통 거점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안성판 방각본 출판의 두 번째 특성은 방각본 출판이 기좌리라는 작은 마을의 전통적인 가내 수공업이라는 것이다. 1912년 이후, 안성판 방각본은 주로 기좌리에서 간행되었으며, 출판인 또한 같은 마을에 살았다는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A study of Anseong block print editions and its publishing character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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