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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군대나 전쟁을 직접적인 소재로 다루고 있는 황석영의 소설들을 통해서 드러나고 있는 인간과 권력의 문제를 논의한다. 이는 황석영 소설에서 리얼리즘의 요소가 지향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인간과 권력의 문제가 어떠한 형태로 조정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작업이 될 것이다. 특히 황석영 소설이 격심한 사회변동기라는 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 이를 단순히 사회현실의 반영이라는 측면만으로 해석하기보다는, 그러한 사회와 작가의 문학적 자아가 기본적으로 맺고 있는 상호 관계의 측면으로 확대 해석하는 작업은 황석영 소설을 보다 새롭게 해석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탑」, 「낙타누깔」, 「몰개월의 새」, 「철길」에서는 권력의 효력들보다는 그것과 관계 맺고 있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들이 표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군대나 전쟁의 안과 밖을 동시에 가늠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군대나 전쟁의 허위성과 부조리함과 더불어 살아있음의 소중함을 깨닫는 데 있다. 이는 군대나 전쟁이라는 거대한 권력의 압제 속에서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며 동시에 권력의 무의미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비록 권력의 강제성으로 인해 개인의 지배권과 통제권을 상실하고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 아래에 처해서도 군대나 전쟁의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인간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리고 「돛」에서는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인간의 모습과 함께 권력의 여러 효력들을 보여주고 있다. 사단장의 권력 앞에서 중령과 부관은 각자의 처한 위치에서 소신을 가지고 행동했지만 이미 권력을 행사하는 명령하는 자와 명령을 받는 자 사이에는 공통의 언어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권력의 획득 유무에 따른 인간의 다양한 행위만이 있을 뿐이다. 이처럼 권력이 가지고 있는 여러 효력들, 즉 말을 탄압하고, 지식을 규제하고, 죽음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지 못하며 그 대상을 예속화시키는 것. 다시 말해서 말이 필요 없는 절대복종, 명령권자의 의사에 의해 자신의 의사가 규제 당하고 죽음이 곧 명령이 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인간 자체가 하나의 소모품이 된다라는 점이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 Problem of 'POWER' in Hwang Seok-Young's Fi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