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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즈에서의 아일랜드 희화박경장1892년 제임스 조이스의 영웅이자 아일랜드 민족주의자로 합법적인 의회 내 투쟁을 통해 아일랜드의 Home Rule을 쟁취하려 했던 파넬이 아일랜드 천주교 교회와 영국 제국주의의 공모로 선거에서 패배하고 이듬해 죽자 아일랜드는 정치적, 정신적 공항에 빠진다. 식민지인으로서 민족의 영웅을 잃어버린 아일랜드 젊은이들의 정신적 무력감과 열등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일군의 앵글로 아이리쉬 지식인들과 아일랜드 민족주의자들은 정치를 통한 해방대신 아일랜드 문화부흥운동을 통해 식민 상태에 처해 있는 민족정신의 부활을 일으키려 시도한다. 그들은 고대 아일랜드 영웅신화와 민속을 발굴하고, 게일어와 게일 토속운동을 부활시키려 하였다. 그러나 조이스는 이들의 과거 회귀운동에 반기를 들었다. 조이스에게는 그들의 운동은 자민족 우월 중심의 근본주의로서 아일랜드를 무력으로 전복한 영국 제국주의가 아일랜드를 정복할 때 그들이 명분으로 내세웠던 민족우월주의와 다를 바가 없는 것으로 인식됐다. 조이스에게 자기 조국의 과거란 단지 지금의 식민지 현실을 물려준 악몽에 불과한 것이고 그 역사의 악몽으로부터 깨어나는 것이 그에게는 무엇보다 현 식민지 상황을 벗어나는 첩경으로 인식됐다.조이스는 그의 대작 율리시즈의 여러 장에서 아일랜드 문화부흥운동에 대한 비평적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데, 특히 싸이클롭스 장에서는 아일랜드 국수적 민족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장에서 그의 비판의 가장 큰 특징은 율리시즈의 전반적 특징이기도 한 해학적 풍자 즉 패러디 형식이다. 단편적인 민족주의 풍자에서 벗어나 그들의 문화부흥운동을 통해 창조하고 부활시킨 수많은 찬가조, 영웅적, 낭만적, 감상적 등의 과장되고, 한껏 부풀려진 문체들과 현재 식민지 시대의 내용은 없고 소리만 요란한 신문, 법률 등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문체들을 일종의 Mock Epic처럼 희화와 시켜 간접적으로 과거 회기 혹은 현실 도피적인 문화부활운동을 비판한다. 이는 깨어있는 정신은 없고 요란한 말만 넘쳐나는 아일랜드 민족주의에 대한 풍자이자 그들의 헤게모니적 담론을 자신의 희화적 텍스트로 끌어들여 해체시키고 무력화시키며 전복해 버리는 조이스 특유의 패러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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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ody, Mother Ireland Interpolation, Style, Demythologiz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