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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정치인과 대중의 갈등, 제도권과 비제도권의 갈등이 산재하는 현대 사회에서, 양자의 갈등을 해소하는 정치적 대안 및 그것의 철학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아렌트 논의를 통해서, 철학자가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서양 정치철학의 기원 안에 이미 정치행위의 소외 내지 정치의 실종이 담겨있다는 것이 드러나는데, 그러한 소외와 실종을 극복할 철학적 대안을 찾는 데로 나아갈 것이다. 아렌트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중요한 조건을 행위, 정치 행위로 간주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역사는 모든 것이 경제 행위로 환원되는 과정이었고, 결과적으로 정치 행위가 실종되었다. 그래서 아렌트는 정치 행위의 가능성을 철학 및 형이상학 차원에서 마련하기 위해, 서양 철학의 사상적 근간과 정치철학의 시초로 거슬러 간다. 시작은 탈레스이지만, 서양 철학을 지배하는 철학적 전통의 시작은 플라톤이며, 그가 만든 사유의 의미와 지평은 지속되어 왔다. 정치철학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정치철학의 출발 또한 플라톤인데, 그 배경과 근원을 살펴보면, 정치철학은 시작에서부터 정치 행위의 가능성을 말살하는 배리를 안고 있다. 서양 철학에서 사유의 전통으로 간주되는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와의 연장선에서 해석된다. 그러나 아렌트는 플라톤을 소크라테스에 대한 배반으로 평가한다. 소크라테스는 진리와 의견의 대립, 변증술과 수사술의 구분이라는 플라톤의 이원론과 달리, 의견 가운데서 진리로 나아가고, 변증술도 의견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진실하게 드러냄으로써 진리를 산출하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물론 이것은 아렌트가 소크라테스를 하이데거, 니체 식으로 변형한 것이지만, 그 해석에 따르면 소크라테스에게 의견의 다수성은 진리의 다양한 드러남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에 반해 플라톤은 진리와 의견의 대립, 변증술과 수사술의 대립이라는 이원론 속에서, 진리가 의견을 지배하고, 진리를 파악하는 철학자가 대중을 지배하는 정치철학, 즉 철인왕을 구상한다. 그러므로 정치철학이 만들어지는 순간, 철학자와 대중의 위계, 철학자와 정치인의 위계가 만들어지며, 희랍의 자유로운 말하기 전통에서 나타나는 대화 구조는 상실된다. 플라톤의 정치철학은 자유로운 말하기 전통과 단절되는 것인데, 이것은 소크라테스가 지닌 입장 내지 태도와는 배치된다. 그 배치는 맑스로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전통을 반전시키려면, 소크라테스의 무모순성 원리에 담겨있는 자기 사유, 즉 자기와의 대화, 자기와 대화하기 위한 반성 구조, 그러한 반성 구조를 타인과의 상호 주관적 구조로 살려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크라테스의 무모순성 공리는 복수성을 견지하기 때문이다. 자기 내면에서 자기와 무모순적으로 대화하는 자는 이미 자기 이중화를 단행하고 있고, 이중화된 자기의 자리에 다른 자기를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와의 무모순적 대화는 타인과의 무모순적 대화라는 복수성을 지닌다. 그러나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복수성을 배반하고서 단수성, 위계적 정치철학을 만들었고, 정치철학의 배리를 낳은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 행위를 가능케 하려면 자유, 자유로운 대화, 자기 반성,상호 주관성을 구축해야 하고, 서양 철학의 말하기 전통을 지니는 소크라테스의 무모순성 원리를 삶의 기반으로, 삶을 비판하는 정신으로 견인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This essay aim to seek after the formation of western political philosophy and the irrationality that was originated in the first political philosophy, specially in Platon’s philosophy. The theoretical authority of this argument is Arendt’s philosophy. Arendt assert that political action was lost in modern society. But simultaneously with advancing Platon’s political philosophy made up such loss and such elimination of political action and he gets handed down those problems. Judging from Arendt’s assertion, Platon’s philosophical viewpoint and actions go against his master, Socrates, that is, Platon theorize the dualism between truth and opinion, between dialectics and rhetorics against the Socrates viewpoint of opinion and the theory of noncontradiction. Platon’s philosophy come to a conclusion of the loss of speech-tradition. The possibility of free conversation, free communication and reciprocal subjectivity is lost. Therefore we should be restored to the viewpoint and critic of Socra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