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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경전(이학사전)>의 여주인공은 영웅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탁월한 전공을 세운 뒤, 천정 인연과 혼인하여 일정한 혼사장애를 거친 뒤 부귀를 누리다가 승천하는 인물이다. 이런 일생은 주인공이 고아의식과 장자 컴플렉스와 아니무스 성향이라는 심리적 요소를 행위의 동력으로 삼아,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한 집안의 장녀로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동시에 가문을 중흥시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형경전>을 개작한 작품인 <여영웅>에서 이형경은 천정 인연이라는 필연성 자체를 무시하고 혼인을 거부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실현하는 데 매진한다. 이형경이 국내에서 능력을 실현하는 동안이나, 해외에서 영웅적인 업적을 이루는 과정 모두를 가능케 한 무의식은 그녀의 아니무스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여영웅>에서는 여성으로서의 자유 권리라든가 남성과의 평등한 권능이라든가 개인의 자유의지를 긍정하는 작자의 의식을 읽을 수 있다.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그 전제조건으로 여성 교육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것은 개화를 완수하기 위한 첩경이라는 인식이 작자의 뇌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완고한 迷妄的 사고에 대항하여 여성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은 결국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 곧 보통교육론의 강조라고 할 수 있겠다. 말하자면 '교육입국'의 논리인데, 교육을 통하여 개화를 완수할 수 있다는 작자의 생각은 개화기 당대의 선각자들이 주창하던 사상과 일치하는 것이다.


A study of the Korean-Chinese novel Yeoyoungwoong(女英雄) in the period of moder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