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열기/닫기 버튼

일본 콜럼비아(Columbia) 레코드사는 1929년 2월 <長恨夢>를, 1930년 4월 <不如歸> 음반을 각각 발매한다. 이 두 음반의 저본은 도쿠토미 로카(徳富蘆花)의 『不如歸』(1900)와 오자키 코요(尾崎紅葉)의 『金色夜叉』(1897-1902)이다. 그리고 이 두 종의 유성기음반은 선우일 번안의 『두견성』(1912)이나 조중환 번역의 『불여귀』(1912), 조중환 번안의 『장한몽』(1913)을 거쳐, 신파극 <장한몽>과 <불여귀>를 거쳐, 다시 유성기음반의 형태로 조선에 정착하는 가운데, 새로운 서사로 변용되었다. 이를테면 <불여귀>의 경우 원작과는 달리 남녀평등에 근간한 부부의 영원한 사랑을 구가하는 서사로 변용되었고, <장한몽>은 재화의 위력에 굴복한 남녀의 갈등을 첨예하게 드러내는 서사로 변용되었다. 그런데 조선에서는 『호토토기스』가 먼저 번역․번안되고, 신파극으로도 각색되었으나, 후일 <불여귀> 음반보다 <장한몽> 음반이 먼저 발매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종 수로 발매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우선 이 두 서사의 원작이 지닌 근본적인 차이에서 비롯하나, 그보다는 근대 조선의 독자․관객․청취 대중의 취향․욕망, 감정의 구조의 형성 과정을 반영한다. 뿐만 아니라 장르․지역․매체의 경계를 넘어서, 한 편의 서사를 상품으로 가공하는 다국적 음반산업 자본의 역동성을 반영한다. 그러한 역동성은 동시대 조선의 지식인들에 의해 통속의 해악으로 비판받았으나, 그것은 근대적인 문학이 수용되고 정착하는 한 사례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日本コロンビア・レコード社は、1929年2月<長恨夢>、1930年4月<不如歸>の蓄音器音盤を各々発売する。この二つの音盤の底本は、徳富蘆花の『不如歸』(1900)と尾崎紅葉の『金色夜叉』(1897-1902)である。そしてそれら鮮于日翻案の『杜鵑聲』(1912)と趙重桓翻訳․翻案の『不如歸』(1912)と『長恨夢』(1913)を経り、新派劇<長恨夢>と<不如歸>をへり、また蓄音器音盤として朝鮮に定着する過程で、新たな物語として変容された。例えば、<不如歸>の場合原作とは異なって男女平等に基づいた夫婦の永遠の愛を謳歌する物語として変容され、<長恨夢>は財貨の威力に屈した男女の葛藤を鋭くさらけ出す物語として変容された。ところが朝鮮では『不如歸』が翻訳・翻案された後、新派劇として脚色されたが、蓄音器音盤としては、<不如歸>の音盤より<長恨夢>の音盤が先に発売されたのみならず、その種数も<不如歸>の音盤より上回る。このような現象は、まずこの二つの物語の原作がもった根本的差異から起ったが、それより近代朝鮮における読者․観客․聴取大衆の趣向․慾望、また感情構造の形成過程を反映する。さらにジャンル․地域․メディアの境界を越え、一の物語を商品として加工する多国籍音盤産業資本の力動性をも反映する。そのような力動性は、同時代朝鮮の知識人によって、いわゆる「通俗の害悪」として批判されたが、それは近代的な文学が受容され、また定着する事例という点でも少なからぬ意義があ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