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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쿠치 칸(菊地寬)과 마해송을 소재로 한 최근의 소설과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제국일본과 식민지조선의 근대가 경험한 영국/아일랜드와의 접합은, 제국일본이나 식민지 조선 어느 한 쪽의 주체화에 의한 것이기보다는, 이 둘의 상호작용의 결과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제국일본과 식민지조선에서 ‘아일랜드’라는 것이 어떻게 기능하였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를 조망하는 기존의 분석의 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를 위해서는, 동아시아의 근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근대 유럽에서 ‘켈트’라는 타자가 주목받게 된 계기로까지 소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 계기로서 아놀드의 켈트론에 주목하여, 이러한 켈트론이 제국일본에서 어떠한 켈트, 혹은 아일랜드 담론을 재생산하게 되었는가를 먼저 고찰하고자 한다. 그 후에 기쿠치 칸의 경우를 중심으로 아일랜드에 대한 일본의 모순된 시선을 살펴보고, 이어서 조선에서의 아일랜드라는 문제로까지 그 논의를 이어갈 것이다. 본 논문에서 기쿠치는 유럽을 기원으로 하는 켈트 담론과 제국일본의 아일랜드에 대한 모순된 시선, 그리고 조선으로 옮겨진 ‘아일랜드’의 재현이라는 꿈을 잇는, 하나의 연결 고리인 셈이다. 본 논문에서는 이 연결 고리를 따라 세 개의 시공간을 횡단하며, ‘켈트’ 혹은 ‘아일랜드’의 전유에 대한 욕망이 각각의 시공간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가를 확인하고, 그들 사이의 연속과 단절, 혹은 반복과 변용에 대해서 고찰할 것이다.



菊池寛と馬海松を素材とした最近の小説や映画でも表象されているように、帝国日本と植民地朝鮮の近代が経験した、イギリス/アイルランドとの接合は、帝国日本や植民地朝鮮のどちらかの一方的な主体化によるものではなく、このふたつが向かい合う中で可能になるものであった。この意味において、帝国日本と植民地朝鮮で「アイルランド」なるものがどのように機能したかを理解するためには、この問題を思考する既存の分析枠をさらに拡大する必要があると考えられる。そのためには、東アジアの近代に留まることなく、当初近代ヨーロッパにおいて「ケルト」という他者が注目された契機にまで遡及する必要があるだろう。本論文では、その契機としてアーノルドの『ケルト文学研究』に注目し、アーノルドのケルト論が帝国日本でどのような「ケルト」、あるいは「アイルランド」言説を再生産することになったかをまず考察する。それから、菊池寛の場合を中心に据え、「アイルランド」に向けられた日本の矛盾したまなざしを確認し、最後に、朝鮮に移されることになった、「アイルランド」の再現という夢について考察する。本論文では、菊池寛というリンクをもって、このような三つの時空間を横断しながら、「ケルト」または「アイルランド」領有への欲望が、それぞれの時空間においてどのように現れるのかを確認し、それらの間の連続と断絶、そして反復と変容について考え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