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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국경의 밤』(1925)은 한국 현대문학사의 ‘최초의 서사시’로 인정받고 있으며 널리 논의되어 왔다. 기존 연구는 『국경의 밤』은 서사시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에 천착하면서 이 작품을 한국의 전통 서사시나 서양 정전의 서사시와 비교했지만, 일본을 경유하여 서양에서 건너온 서사시라는 장르의 도입 과정을 검토한 연구는 없다. 본 논문은 동아시아 현대 서사시의 기원을 세계문학에 대한 인식과 욕망이라는 맥락에서 살펴보면서 1920년대 한국의 서사시의 탄생을 다이쇼 시대 일본 민중시파가 서사시를 민중문학의 장르로 재평가・재창작한 것과 연결시킨다. 따라서 김동환의 장르 선택은 어떤 ‘민족 서사시’보다 민중의 생활을 반영하고 민중에게 다가가는 시적 형식에 대한 탐색으로 드러난다. 김동환의 새로운 문학에 대한 갈망은 『국경의 밤』의 이야기에도 표현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본 논문은 하층 계급 출신인 순이와 주인공 ‘선비’의 불행한 사랑을 당대 민중과 인텔리 간의 간격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한다. 이 간격을 극복하기 위해 김동환은 대중성과 사회성을 갖춘 새로운 시형들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서사와 리듬에 기반한 서사시는 이러한 새로운 시형들 중 하나였다. 즉 서사시란 장르, 서사, 그리고 구술성에 관한 폭넓은 시적 실험의 일환으로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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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東煥の『国境の夜(1925)』は韓国初の近代叙事詩として批評家達の間で様々な議論がなされてきた。この作品と韓国の伝統的な叙述詩や西洋の正典(canon)の叙事詩との関係性については既に研究がなされているが、植民地時代に日本の批評家や翻訳家たちを介して叙事詩という分野が韓国へ導入されたことについてはあまり検討されていない。本論文では叙事詩の概念が東アジアにおいて漸進的に導入されていった経緯をふまえつつ、大正時代日本の民衆詩派詩人達によってプロレタリア文学の一分野として叙事詩が再評価・再構成されたことと1920年代における韓国近代叙事詩の誕生とのつながりを検討する。まず議論したいのは、金東煥は民衆の生活を反映し、かつ民衆自身が理解できうる大衆的な詩を追求した結果、叙事詩を選んだと考える事ができるのではないかと言う点である。この点をふまえると、学生と貧しい娘の不幸な愛の物語である『国境の夜』は韓国知識層とプロレタリア階級層の人々の間にある隔りを隠喩した詩であると解釈することができる。つまりはこのような社会的状況を克服するために、金東煥はあえて通俗小説の叙事的要素を詩の口述性に組入れることによって、大衆が受け入れやすい詩を作ろうとしたのである。1920年代終わりの彼のこのような叙事詩に対する短い探求は、広範な分野にわたる詩的実験の一つとして認識されており、最終的にこの叙事と口述を用いた取り組みは金東煥を歌唱詩(民謡,俗謠,歌謡…)への道へと至らせたのであ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