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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르틴의 조슬랭에 나타난 자연관 심호택 자연은 오랜 세월 동안 문학의 주요한 테마가 되어 왔다. 17세기의 파스칼과 18세기의 루소를 거쳐 19세기 로망주의 문학에 이르러 자연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문학의 중심에 자리 잡으며 시인들의 영혼이 담긴 아름다운 노래들을 낳았다. 로망주의시인들 가운데 특히 라마르틴은 평생의 대부분을 자연 속에 살면서 자연을 노래한 유일한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라마르틴은 목가적 장편서사시 조슬랭에서 산의 온갖 이미지를 풍요롭게 묘사하고 있다. 혁명을 피하여 독수리동굴로 숨어든 신학생 조슬랭의 눈과 감성을 통하여 시인이 그려내는 산의 양상은 계절에 따라, 밤낮에 따라 제각기 독특하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드러낸다. 그에 못지않게 아름다운 물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폭포와 호수 또한 두 연인 조슬랭과 로랑스의 영혼이 결합하는 신성한 장소이며, 지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신비로운 안식처이다. 라마르틴은 미묘한 떨림으로 속삭이며 자신을 에워싸는 대자연의 신비로운 움직임에 발맞추어 신에게 한 걸음씩 다가가며,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감정의 순화와 영혼의 고양을 체험한다. 그의 궁극적 욕망은 자연 속에서 신을 발견하는 일이다. 그는 좀더 가까이 신의 존재를 느끼기 위하여 자연에 몰입하며, 조슬랭 전편을 통하여 자연의 경이를 찬미함으로써 신의 존재를 드러내려한다. 조슬랭은 자연과 신 사이에 존재하는 최고의 조화를 보여주는 시편이다. 라마르틴은 이 작품에서 대자연의 온갖 미묘한 색채와 향기와 소리로 신의 영광을 찬미함으로써 자연에 대한 애착을 신에 대한 찬양으로 귀결시킨다. 요컨대 시인자신의 종교적 염원이 여기서 사제 조슬랭의 고뇌와 명상을 통하여 시로 구현되었다고 할 수 있다.